[뉴스컬처 최진승 기자] 지난 29일 봄기운이 완연한 가운데 우리 전통 예술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마련됐다.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보유자 김수연 명창과 판소리 고법 보유자 김청만 명인이 함께한 연합공개행사 ‘청아소리와 일통고성의 조우’의 막이 올랐다.
국가유산진흥원 민속극장풍류에서 열린 이날 공연은 우리 소리의 맥을 묵묵히 이어온 두 거장의 만남이자 그들의 스승과 제자들이 대를 이어 소통하는 감동의 무대였다.
공연의 포문은 꿈나무 소리꾼들이 열었다. 조현서, 조윤서의 소리와 김상아의 북 반주로 시작된 수궁가 중 '초앞' 대목은 우리 소리의 밝은 미래를 확인시켜 준 무대였다. 이 외에도 박시본, 임세미 등 제자들이 수궁가 중 '범 내려온다', '고고천변' 등을 선보이며 공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달아오른 장내 열기는 김수연 명창과 김청만 명인의 ‘심봉사 황성 올라가는 대목’에서 최고조에 이르렀다. 두 명인의 해학과 슬픔을 넘나드는 기량은 명불허전이란 말이 절로 나오게끔 했다.
이날 1부 공연에 이은 2부 공연은 특별 출연으로 마련된 김성아 교수(한양대)의 '서용석류 해금산조'로 시작했다. 악보 없이 구음으로 전수되어 연주자마다 각기 다른 맛과 멋을 지닌 이 산조는 해금 특유의 애잔하면서도 힘 있는 선율로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이어진 무대에서는 중견 연주자들의 탄탄한 공력이 빛났다. 김수연 명창에게 5년째 사사 중인 이서아는 수궁가 중 '여봐라 주부야' 대목을 열창했으며, 부산시 무형유산위원인 신문범 교수가 북을 잡아 안정적인 호흡을 보여줬다.
이날 일곱 번째 무대에서는 감기로 무대에 서지 못한 강경아 선생을 대신해 밴드 '경로이탈' 리더이자 21C한국음악프로젝트 대상을 수상한 소리꾼 김재우가 수궁가 중 '가자 가자' 대목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여기에 대통령상 수상 경력의 서은기 고수가 북으로 힘을 보태며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다.
이날 공연의 대미를 위해 김수연 명창과 김청만 명인이 다시 한번 무대에 나섰다. 두 거장이 선택한 곡은 춘향가 중 '이별가'.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야 하는 애절한 감정이 김수연 명창의 깊은 성음과 김청만 명인의 단단하면서도 섬세한 북가락에 실려 객석을 울렸다.
이날 공연은 수십 년간 쌓아온 두 명인의 내공이 무대 위에서 살아움직이는 자리였다. 또한 스승의 뒤를 잇는 제자들이 세대를 이어 전통 예술의 생명력을 확인케 한 시간이었다. 공연을 마친 후 한 관객은 "명창과 명인의 호흡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마치 한 몸처럼 느껴졌다"면서 "우리 소리가 가진 슬픔과 웃음의 힘을 다시 한번 느낀 감동적인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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