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세대 차이 뚜렷…야당 지지율 크게 앞서지만 지방에선 열세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내달 12일 치러지는 헝가리 총선을 앞두고 고령층과 젊은층의 표심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오르반 빅토리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 피데스는 고령층, 머저르 페테르 대표가 이끄는 야당 티서는 젊은 층이 주력 지지층이다.
여론조사기관 21리서치센터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30세 미만 유권자는 65%가 티서를 지지한 반면 피데스 지지율은 14%에 그쳤다. 반면 은퇴 연령층의 피데스 지지율은 50%, 티서 지지율은 19%로 집계됐다.
전체적으로는 야당 티서가 피데스와 격차를 벌리며 사실상 승기를 굳혀가는 흐름이다.
지난 25일 여론조사기관 메디안에 따르면 티서 지지율은 58%로 한 달 전보다 3%포인트(p) 상승했다. 피데스 지지율은 같은 기간 35% 수준에서 제자리걸음 하면서 격차는 20%p에서 23%p로 확대됐다.
현재 판세는 고령층의 여당 피데스 지지 의지가 흔들림이 없고 지방에서 특히 여당 지지율이 높아 여전히 상황은 유동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르반 총리는 자신을 기독교 민족주의자로 칭하고 미국·러시아·중국과 밀착하면서 유럽연합(EU) 내 '이단아'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최근에는 반(反) EU·우크라이나 정서에 호소하며 지지율 반등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가 러시아의 공격으로 파손된 드루즈바 송유관을 우크라이나가 일부러 복구하지 않는다며 EU의 우크라이나 대출 지원을 막아서는 것도 이런 노림수와 무관치 않다.
이민자 규제와 성소수자 권리 제한 등도 고령층의 강한 지지를 받는 정책 중 하나다.
반면 야당 티서는 현 정부의 친러시아 기조를 친유럽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정보 접근권 개선, 공공자금 개혁 등 정책이 Z세대의 큰 지지를 받는다.
부다페스트 외트뵈시 로란드대 정치학연구소 선임연구원 안드레아 서보는 "과거 소련 시절 공산 체제와 투쟁으로 규정된 오르반 총리의 정체성이 25년이 지나 젊은 층의 도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헝가리 총선은 EU 입장에서도 그 의미가 작지 않다.
그간 오르반 총리가 대러시아 제재, 난민 정책 등 EU의 주요 정책마다 반대표를 던져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오르반 정권이 16년만에 교체되면 헝가리에 가로막혔던 EU의 우크라이나 지원도 탄력받을 수 있다.
헝가리를 통해 EU 내 균열을 내심 의도했던 미국·러시아의 친헝가리 정책도 달라질 수 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내달 초 헝가리를 방문해 선거 막판 오르반 총리 지지 의사를 표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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