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정치적 이유로 지연…자체 방어능력 강화 의지 확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미국 상원 대표단이 30일 라이칭더 대만 총통을 만나 특별국방예산안의 의회 처리가 더 늦어질 경우 중국의 군사적 압박을 억제하는 대만의 능력이 약해질 수 있다며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대만 중앙통신사(CNA)와 연합보,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이날 총통부에서 진 섀힌(민주), 존 커티스(공화) 의원이 이끄는 초당파 미국 상원 대표단을 접견했다.
커티스 의원은 라이 총통과의 회동 후 기자회견에서 "대만의 특별국방예산안 통과는 나와 워싱턴DC에 있는 동료들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가 이 지역에 투자하는 상황에서 여러분도 투자하고 있으며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는 점을 확실히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또한 중국의 군사적 압박 고조에 우려를 표하고 대만 지지 의사를 재확인했다.
섀힌 의원은 "우리는 오판 위험을 높이는 대만 주변에서의 군사활동을 포함해 중국의 압박이 증가하는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지가 여전히 강하며 지속적이다. 대만의 방위 유지를 지지하는 것은 미국의 초당적 공감대"라며 "양국이 더 깊이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라이 총통은 이에 대해 "특별국방예산안이 엄격한 검증을 거쳤고 국내 여론의 지지율도 60% 이상이지만 정치적 이유로 입법원 심의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 총통은 이어 "자기방어 능력을 높이고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국가 안보를 보장하겠다는 대만 정부의 결심과 약속에는 추호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권위주의의 위협이 날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국가안보의 핵심 원칙은 자기방어 능력을 강화하고, 미국 등 우방국과의 안보협력을 심화하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힘쓰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만 집권 민진당은 미국으로부터 대규모 무기 도입을 위해 지난해 말 1조2천500억대만달러(약 59조원) 규모의 '국방특별예산조례'안을 마련했다.
예산 목표에는 방공망 '대만의 방패' 구축과 인공지능(AI) 체계 가속화, 비(非)중국 공급망 강화가 포함됐다.
하지만 이 예산안은 야권의 반발로 입법원(국회)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친중 성향의 제1야당으로 원내 다수당인 국민당은 특별국방예산이 대만해협 긴장을 높일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미국 상원 대표단의 대만 방문은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만으로, 내달 14∼15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이뤄졌다.
대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지가 약화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만에 111억달러(16조7천억원) 규모 무기 판매 계획을 승인한 트럼프 행정부는 약 130억 달러(19조6천억원)의 추가 무기 판매 패키지를 추진하고 있으나 방중을 의식해 의회 통보를 늦추는 등 신중을 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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