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는 ‘8주 이상 치료 환자의 87.9%가 한방 병원을 이용한다’는 통계를 토대로 “환자를 오래 붙들어 매는 한방 치료 관행이 보험료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한방 의료계는 8주의 제한에 대해 “환자 치료 선택권을 침해한다”고 맞서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8주 룰 제도 시행 시기가 당초 다음 달 1일이었지만 미뤄졌다. 8주 룰이 시행되면 자동차 사고로 가벼운 부상을 당한 환자는 8주를 넘겨 치료받으려면 의학적 필요성을 추가로 입증해야 했다. 경상 환자가 장기 치료를 희망하면 별도로 심의를 거치는 등 검증 절차를 도입한다. 보험업계는 “새는 보험금을 줄여 결과적으로 다른 금융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을 낮추려는 취지”라고 설명한다.
정부는 제도가 곧 시행될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제도를 추진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방을 중심으로 의료계가 환자 치료권 침해 등 우려를 제기하며 반대하고 있어서다. 대한한의사협회는 “경상 환자의 통상 치료 기간을 8주로 설정하는 것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양방 의료계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공정한 사회를 바라는 의사들의 모임(공의모)은 25일 입장문을 내고 “한방 진료를 받지 않는 국민들조차 고가의 한방 진료비를 연대 책임지며 지불해야 하는 현행 제도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상해 등급 12~14급 경상 환자 가운데 90% 이상이 8주 안에 치료를 마쳤다는 점을 고려해 치료 제한 기간을 8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해 등급 12~14급은 타박상, 염좌(목·허리·손목 등), 찰과상 등 상대적으로 가벼운 부상에 해당한다.
보험업계는 일부 환자 과잉 진료로 인한 보험금 누수가 나머지 보험 가입자의 보험료를 높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손해보험사 4개 사(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자동차보험 통계에 따르면 경상 환자 122만3218명 중 108만4227명(88.6%)은 사고 후 8주 이내에 치료를 마쳤다. 한방 환자와 양방 환자의 비율은 약 7대3이었다. 치료 기간을 4주 이내로 좁히면 3명 중 1명(32.4%)이 양방 치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8주를 넘겨 치료받은 환자 중에서는 한방 환자 비율이 훨씬 높았다. 보험업계는 장기 치료가 사실상 한방 중심으로 이뤄지는 구조라고 지적한다. 8주를 초과해 치료받은 경상 환자 중 13만8991명(87.9%)이 한방 환자였다. 양방 환자의 95%는 4주 이내에 치료를 마쳤다. 보험업계는 이 같은 구조가 보험금 지급 증가로 이어져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도 제도를 고쳐 장기 진료를 억제할 경우 보험금 지출이 줄어들어 자동차보험료율이 3% 가량 떨어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연간 자동차보험료가 100만 원이라면 약 3만 원 가량 줄어드는 셈이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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