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공천 갈등 속 무소속 변수까지…양자·다자구도 갈림길
'막대기만 꽂아도'는 옛말, 판 바뀌었다…국힘 '초비상'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30일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함에 따라 오는 6월 치러지는 대구시장 선거가 요동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공천 갈등 속에 컷오프(공천 배제) 후보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텃밭'에서 여러모로 곤혹스러운 상황이 됐다.
보수성향이 강한 대구에서는 그동안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인식이 강해 보수정당에서 누가 공천을 받을 것인가에 주로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김 전 총리의 이날 전격 등판으로 대구시장 선거는 국민의힘 후보들을 중심으로 한 각축전에서 국민의힘 대 더불어민주당 대결 구도로 바뀌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출마 선언을 통해 대구의 경제 사정 등이 나빠지는 이유가 정치 때문이라며 "보수정당이 대구를 독식하고 있다"거나 "대구 시민을 표 찍어주는 기계로 취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선거 때만 되면 '보수가 위기다. 대구마저 민주당에 넘겨줄 거냐'라고 한다며 "대구가 앞장서 국민의힘을 버려야 한다. 그래야 진짜 보수가 살아난다"면서 "대한민국이 잘 되려면 유능한 진보와 건강한 보수가 함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치의 주인은 시민이다. 정치인은 머슴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대구 시민 무서운 줄 모른다"면서 "평소에는 대구 경제에 관심도 없다가 무슨 일만 있으면 서문시장에 찾아온다. 아쉬울 때만 대구를 찾는다"라고도 했다.
애초 이번 대구시장 선거는 현역 국회의원 다수가 출마하는 등 국민의힘에서만 이례적으로 후보가 난립한 가운데 이들을 상대로 하는 대항마가 뚜렷하지 않은 상태였다.
민주당에서 김 전 총리 추대설이 꾸준히 나왔지만 김 전 총리가 출마를 계속 고사했고 국민의힘 외 공식적인 대구시장 예비후보는 개혁신당 이수찬 대구시당 위원장뿐이었다.
하지만 최근 대구·경북 행정통합 무산, 대구시장 유력 후보군 컷오프(공천 배제) 등을 놓고 깊어진 국민의힘 공천 내홍 속에 김 전 총리가 자주 거론되며 그의 존재감이 부각됐고 결국 김 전 총리가 출마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이번 대구시장 선거는 김 전 총리와 대결할 국민의힘 후보로 누가 최종 결정될 것인지 관심이 모인다.
현재 국민의힘에서 윤재옥·추경호·유영하·최은석 의원 등 현역 국회의원 4명과 홍석준 전 의원,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등 6명이 참여하는 대구시장 경선이 순탄하게 진행된다면 선거는 국민의힘 대 민주당 양자 대결 구도로 갈 수 있다.
변수는 컷오프에 반발하며 대구시장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는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행보다.
주 의원은 자신이 컷오프된 것과 관련해 지난 26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컷오프 결정 효력을 정지해 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했다.
그는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의 유일한 기준은 대구 시민의 뜻이다. 저는 그 뜻에 따라 결심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해 무소속 출마를 포함한 모든 경우의 수를 열어뒀다.
공관위에 컷오프 취소를 요구한 이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28일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린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시민들에게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라는 어깨띠를 두르고 명함을 돌리는 모습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는 등 대구시장 선거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만약 주 의원 또는 이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경우 대구시장 선거는 국민의힘 대 민주당 대 무소속 대결로 최소 3파전 이상의 다자구도로 가게 된다.
이와 관련 이인선 국민의힘 대구시당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경선 과정에서의 갈등을 극복하고 오로지 시민만을 바라보는 선거를 치르겠다"며 "장동혁 대표를 만나 6·3 지방선거에서 대구시당을 중심으로 대구시장 선거를 진행해 대구의 정치적 정체성과 자존감을 되찾는 데 중앙당이 적극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컷오프당한 분들이 뿌리는 국민의힘이면서 무소속으로 가서 표를 흐트러지게 해 우리 당에 도움 되지 않는 일을 하지 않도록 시당 위원장으로서 대구 국회의원들의 힘을 모아 설득하면서 같이 가자고 얘기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김부겸이라는 거물급 인사의 등판에도 국민의힘 공천 갈등이 계속되고 있고 그로 인한 민심도 악화해 이번 대구시장 선거는 보수정당의 아성을 유지해온 국민의힘에 상당히 힘든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mshan@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