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길 바다 건넜던 조선통신사, 한·일 청년예술가들의 선율로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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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길 바다 건넜던 조선통신사, 한·일 청년예술가들의 선율로 재현

뉴스컬처 2026-03-30 14:10: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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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최진승 기자] 조선시대 왜란 이후 얼어붙었던 한일 관계를 녹이고 문물의 교류를 이끌었던 평화 사절단 '조선통신사'의 여정이 한일 청년 예술가들에 의해 재현된다. 국왕의 국서를 품고 바다를 건넜던 조선통신사는 당대 최고의 지식인과 예술가들이 포함된 '한류'의 원조였다. 내달 8일 조선통신사의 바닷길 여정이 양국 청년 예술가들의 선율로 되살아날 예정이다.

1748년 통신사에 수행화원으로 참여한 이성린의 사로승구도. 사진=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1748년 통신사에 수행화원으로 참여한 이성린의 사로승구도. 사진=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부산에서 에도까지 이어진 만리길

통신사의 여정은 부산에서 시작됐다. 사행단은 거친 바다를 건너기 전 부산 영가대에서 해신에게 무사 항해를 기원하는 제사를 지냈다. '사로승구도권(槎路勝區圖卷)'에 묘사된 것처럼 9개월에서 1년에 걸친 이 여정은 목숨을 담보한 험난한 길인 동시에 양국 문화가 만나는 축제의 장이었다.

긴 여정인 만큼 사행단에는 선박 운항은 물론 일본어에 익숙한 사람들이 필요했다. 특히 부산 출신의 선장과 격군(노 젓는 이), 통역사들이 대거 참여해 사행의 기반을 다졌다. 대략 400~500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원이 쓰시마(對馬島)를 거쳐 일본 본토로 향한 것으로 전해진다.

부산 출신의 선장과 통역사들이 사행의 실무를 지탱했다면, 제술관과 화원들은 일본 지식인들과 시문을 주고받으며 '성신교린(誠信交隣)'의 정신을 실천했다. '하나부사 잇초 화보' 속 마상재(馬上才)꾼에게 글씨를 받으려 줄을 선 일본인들의 모습은 당시 조선 문화에 대한 반응을 생생하게 증명한다.

양국은 특산물을 통해 마음을 나눴다. 조선은 일본에서 만병통치약으로 통했던 인삼과 용맹의 상징인 호랑이 가죽을 전했고, 일본은 화려한 금병풍과 정교한 은그릇, 나전칠기로 화답했다. 이러한 예물 교환은 단순한 물품의 이동을 넘어 양국의 신뢰를 확인하는 상징적 의례였다.

1811년 제12차 사행을 끝으로 공식적인 통신사는 중단됐지만 2017년 관련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며 통신사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열린 한일 청년예술가 교류음악회 합동공연 모습. 사진=국립부산국악원
지난해 열린 한일 청년예술가 교류음악회 합동공연 모습. 사진=국립부산국악원

◇ 현대판 통신사가 만드는 문화 교류 무대

역사 속 통신사의 정신은 이제 현대의 청년 예술가들에게 이어진다. 국립부산국악원은 오는 4월 8일 예지당에서 일본 민주음악협회(MIN-ON)와 함께 한·일 청년 예술가 교류음악회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2024년 서울·남원·부산을 시작으로 2025년 주일한국문화원, 주오사카한국문화원을 거쳐 2년간 지속돼 온 교류 공연을 마무리하는 자리다.

'파도에 스미는 전통의 선율'이라는 부제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조선통신사가 거닐었던 부산의 역사적 정서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다. 한국의 대금 독주 '청성자진한잎', 판소리 '심청가'와 일본의 '츠가루 즌가라부시', '인쿄쿠 기온쇼오자' 등 각 지역의 색채가 뚜렷한 민요들이 한 무대에 오른다.

공연의 대미는 한국의 허유진(대금), 한수지(해금) 등과 일본의 아사노 쇼(샤미센), 혼마 다카시(25현고토) 등 8명의 청년 예술가가 함께 연주하는 '아리랑 연곡'이 장식할 예정이다.

바다를 사이에 둔 두 나라 청년들이 빚어낼 선율은 200년 전 조선통신사의 '성신교린'을 재현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과거의 갈등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평화의 길을 닦았던 조선통신사가 남긴 유산이 새로운 '문화 통신'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뉴스컬처 최진승 cjs927488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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