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충=한스경제 박종민 기자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전설적인 포수 고(故) 요기 베라의 명언이지만, 올 시즌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PO·3전2승제) 1, 2차전에 나선 현대캐피탈에도 딱 들어맞는 말이다. 현대캐피탈은 우리카드와 PO 1, 2차전에서 모두 리버스 스윕(3-2 승)을 이뤄냈다. 1차전에선 2시간 20분, 2차전에선 2시간 48분 동안 1, 2세트를 내주고 내리 3개 세트를 따내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특히 2차전은 그야말로 대혈투였다. 4세트 승부는 듀스(41-39)까지 무려 57분이 걸렸다. 역대 포스트 시즌 통산 한 세트 최장 경기 시간을 11년 만에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2015년 3월 21일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이 1세트에서 세운 49분이었다.
2차전을 보러 장충체육관에 몰린 3510명(매진)의 팬들은 역대급 명승부에 환호성을 질렀다. 경기 후 만난 레오(39점)는 “2차전은 제게도, 팀에도 하나의 큰 배움이었다”고 의미를 짚었다.
양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기록한 레오의 활약도 컸지만, 극적인 승부를 연출하는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선수는 주장 허수봉(27점)이었다.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은 "4세트 도중 선수들 표정에서 내려놓는 분위기가 보였다. 그러나 허수봉이 끝까지 동료들을 독려하는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일이 생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수봉이 정말 드라마틱한 순간을 만들어줬다“고 돌아봤다.
블랑 감독이 언급한 순간은 4세트 20-23으로 뒤지고 있었던 때다. 허수봉은 3점 뒤지고 있던 상황을 연속 서브를 통해 25-24, 1점 차 리드로 기적같이 바꿔놨다. 스파이크서브로 직접 득점을 올리는 가 하면, 동료들의 득점 시작점을 만들기도 했다. 21-23으로 뒤지던 상황에서 날린 강서브는 상대 알리의 어깨를 맞고 튕겨 나가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패색이 짙던 4세트 막판 허수봉이 듀스로 이끌고, 레오가 오픈 득점으로 세트를 41-39 역전 승리로 마무리 지었다.
허수봉은 “제가 공격적인 부분에서 부진해 다른 부분에서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려 했다. 제 자신부터 잘하자는 생각이었다”라며 “세트에서 지고 있었지만, 절대 질 것 같다는 기분은 들지 않았다. 서브할 때는 ‘서브로 해결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현대캐피탈(36개)은 범실을 우리카드(28개)보다 8개나 많이 냈지만, 공격 성공률(%)에서는 54.81-46.15로 앞서며 역전승을 일궈냈다. 리그 최강 듀오인 레오와 허수봉의 위력은 향후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펜딩 챔피언 현대캐피탈은 4월 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올 시즌 정규리그 1위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 1차전을 치른다. 허수봉은 “체력적인 부분에선 저희가 불리하겠지만, 경기 감각은 무시 못한다. 1차전이 중요한 경기가 될 것 같다. 회복을 잘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우승 의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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