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개막이 다가오면서 노사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임금 인상률은 물론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한 적용 확대, 지역·업종별 차등 적용 등 핵심 쟁점이 산적한 가운데, 최저임금위원회(이하 최임위) 위원장 공석에 따른 운영 공백까지 겹치며 논의는 시작 전부터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3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김영훈 장관은 관련 법에 따라 늦어도 오는 31일까지 최임위 2027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공식 요청할 예정이다. 요청이 이뤄지면 다음 달 초 첫 전원회의가 개최되며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임금 인상률을 둘러싼 공방이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노동계는 올해 시간당 1만320원 수준의 최저임금으로는 여전히 생계비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양대 노총은 물가 상승과 실질임금 감소를 고려해 약 7% 수준의 인상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경영계는 최저임금이 이미 1만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추가 인상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이번 심의는 단순한 인상률을 정하는 수준을 넘어 고용 형태와 적용 범위를 둘러싼 제도 전반의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난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던 지역·업종별 차등적용과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한 적용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다시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경영계는 지역별 비용 구조와 업종 간 생산성 격차를 고려해야 한다며 차등적용 도입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안해 왔다.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중소기업 최저임금 관련 애로 실태 및 의견조사’을 보면 최저임금 제도 개선 과제로 ‘취약 업종에 대한 차등 적용’을 지목한 응답이 33.2%로 가장 높았다. 반면 노동계는 차등적용이 도입될 경우 저임금 구조를 고착화하고 노동자 간 격차를 확대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한 적용 확대 여부 역시 주요 쟁점이다. 고용노동부 추산에 따르면 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가 약 144만명에 달하는 만큼 노동계는 변화한 노동시장 현실을 반영해 적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경영계는 이들의 자영업적 성격과 산업 위축 가능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저임금 심의 일정이 임박했지만 위원장 자리가 4개월째 공석인 점도 변수로 꼽힌다. 이인재 전 위원장은 인천대 총장직과의 병행이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해 11월 사임했다. 현재 최임위는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각 9명씩 총 27명으로 운영된다. 위원장은 공익위원 중에서 선출된다.
최근 정부가 권순원 교수를 차기 위원장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노동계는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며 갈등의 불씨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권 교수에 대해 “‘미래노동시장연구회’ 좌장으로서 주 52시간제 유연화 및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개편 등 사용자 친화적인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을 설계했다”며 “최임위 공익위원으로서도 윤석열 정권의 임금 인상 억제 기조에 맞춰 사용자 입장을 대변하며 노동계의 요구를 묵살했다”며 공익위원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올해 심의는 어느 때보다 엄중한 경제 여건 속에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동발 이란 사태의 여파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가 맞물리며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주요 경제 지표에 대한 전망도 점차 악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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