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연의 작가 스토리] 풍경화의 등장⑤ 해양 풍경 전문 화가 ‘클로드 베르네’에 관하여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강다연의 작가 스토리] 풍경화의 등장⑤ 해양 풍경 전문 화가 ‘클로드 베르네’에 관하여

문화매거진 2026-03-30 12:14:20 신고

3줄요약

[강다연의 작가 스토리] 풍경화의 등장④ 베두타 화가 ‘카날레토’에 관하에 이어 
 

▲ 클로드 조제프 베르네, '밤: 어부와 배가 있는 지중해 연안 풍경' (Night: Mediterranean Coast Scene with Fishermen and Boats)
▲ 클로드 조제프 베르네, '밤: 어부와 배가 있는 지중해 연안 풍경' (Night: Mediterranean Coast Scene with Fishermen and Boats)


[문화매거진=강다연 작가] 풍경화에 대해 알아보며 ‘풍경화의 시조’ 파티니르, ‘풍경화의 근본’ 클로드 로랭, 그리고 베두타 화가 카날레토까지 살펴보았다. 오늘은 해양 풍경을 전문으로 그린 화가, 클로드 베르네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처음 이 칼럼을 접하는 문화매거진 독자라면, 앞서 언급된 화가들 외에도 다양한 작가들이 소개되어 있으니 이전 강다연 칼럼을 참고해보길 권한다. 이제 클로드 베르네에 대해 차근히 살펴보자.

프랑스 아비뇽 출신의 베르네는 이탈리아, 특히 로마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신고전주의의 영향을 받은 화가이다. 그의 작품을 보면 클로드 로랭의 계보에 놓인 화가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오렌지빛 석양이 드리운 분위기에서 로랭과의 유사성이 두드러지며, 여기에 세련된 감각과 뛰어난 기교가 더해져 한층 발전된 표현을 보여준다.

카메라가 없던 시기, 장면을 구성하는 연출력과 회화적 기교가 발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베르네의 대표작 ‘밤 어부와 보트가 있는 지중해 연안 풍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작품은 그의 해양 풍경화를 대표하는 중요한 작품이다.

작품 속 풍경은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근교의 바닷가를 연상시키지만, 단순한 재현을 넘어선다. 가장 주목할 점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빛의 연출이다. 밝기 대비를 극단적으로 활용하여, 하나의 화면 안에 낮과 밤이 공존하는 장면을 만들어낸다. 지평선 너머에는 아직 해가 완전히 지지 않았지만, 근경의 역광 부분은 이미 밤의 분위기를 띤다. 하늘에는 별이 떠 있고, 아래에서는 사람들이 모닥불을 중심으로 모여 일상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시간의 병치를 통해 베르네는 환상적인 장면을 만들어 낸다. 이는 이전에 언급한 픽처레스크적 성향과 맞닿아 있으며, 로랭의 계보를 잇되 빛의 대비를 더욱 극적으로 확장시킨 결과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베르네만의 방식으로 ‘업그레이드된 빛의 연출’이라 볼 수 있다.

그가 실제로 클로드 거울을 사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당시 로랭을 동경하던 화가들이 자주 사용하던 도구였다는 점에서 충분히 추측해볼 수 있다. 또한 그의 작품은 신화나 기독교적 서사를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으면서도, 빛과 시간의 연출을 통해 판타지적인 요소를 형성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이 작품은 시간대에 따라 나뉘는 시리즈로 제작된 해양 풍경화이며, 부유한 계층의 후원자였던 랄프 하워드의 의뢰로 탄생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러한 배경을 떠올리면, 사랑받는 시리즈 작품이 만들어지던 당시의 감정과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나 역시 일상을 그리면서 현실에 상상적 요소를 더하려고 노력하는데, 베르네 또한 자신이 담고 싶은 장면이 사랑받는 경험을 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때로는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작품을 통해 작가와 컬렉터가 서로를 이해하는 순간이 있다.

나 또한 작품을 통해 감정이 전달되고, 그것이 공감으로 이어져 구매로 연결될 때 큰 행복을 느낀다. 아마도 베르네 역시 그러한 기쁨을 경험했을 것이다. 특히 밤하늘의 별을 화폭에 담아낸 장면을 보면, 작가와 컬렉터 모두 각자의 기억과 감정을 떠올렸을 것이라 짐작하게 된다.

어릴 적 시골에서 바라본 밤하늘, 쏟아질 듯 반짝이던 별들의 기억은 지금까지도 선명하다. “별이 쏟아지는 해변으로 가요”라는 노래 가사처럼, 그 감각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큼 강렬한 경험이었다.

회화는 때로 사진처럼 기억을 붙잡기 위해 만들어진다. 특히 당시에는 그 역할이 더욱 컸을 것이다. 그렇기에 작가는 단순한 이미지를 넘어, 기억과 감정을 함께 선물한다. 이 점에서 미술은 매우 로맨틱한 장르라고 생각한다.

개척자적인 화가들의 도전 정신과, 그 안에 담긴 섬세한 감성이 공존하는 것—그것이 바로 미술의 매력이다. 나의 작품을 본 컬렉터들이 “그 장소에 있는 것 같다”거나 “비슷한 추억이 떠오른다”고 말하며 작품을 선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결국 사람들은 ‘추억을 선물받는 감각’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서 작품을 소장하는 것이 아닐까.

나는 늘 말하듯, 미술은 나에게 하나의 선물과 같다. 주는 기쁨과 받는 기쁨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 칼럼을 통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 작가의 의도, 관련 기법과 용어, 시대적 흐름 등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며 독자들이 보다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부담 없이 이야기를 듣듯 읽어 내려가며, 흥미 속에서 차근차근 지식을 쌓아갈 수 있는 글을 지향한다.

그 과정에서 작가로서의 나의 생각과 경험 또한 함께 나누고 싶다. 이 진심이 오늘도 잘 전해지기를 바라며, 다음 칼럼에서 다시 만나길 기대한다.

Copyright ⓒ 문화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