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감독 구인이 어려워진 토트넘홋스퍼가 최후의 수단으로 현역 선수 벤 데이비스의 감독기용을 검토한다고 알려졌다.
토트넘은 30일(한국시간) 발표한 구단 입장문을 통해 ‘이고르 투도르 감독이 즉시 팀을 떠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골키퍼 코치 토미슬라프 로기치, 피지컬 코치 리카르도 라냐치 역시 함께 팀을 떠난다. 토트넘은 ‘이고르, 토미슬라프, 리카르도가 지난 6주 동안 보여준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예를 갖췄다. 그 밖의 코치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없으므로, 브루노 살토르 수석코치는 팀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후임 감독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선수들을 매일 훈련시킬 지도자가 필요하다.
투도르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역사상 네 번째로 짧은 재임기간을 기록했다. 애초에 한두 경기만 맡게 되어 있던 대행들은 뺀, 정식감독들의 순위다. 총 44일 동안 토트넘을 이끌면서 샘 앨러다이스(당시 리즈)의 31일, 앤지 포스테코글루(당시 노팅엄포레스트)의 40일 등에 이어 4위가 됐다. 이제 PL 17위로 강등 위기까지 몰린 토트넘을 반등시켜야 한다.
다음 감독으로 다양한 인물이 거론되는데, 그 중 가장 마지막으로 이름을 올린 인물은 선임 가능성이 높진 않으나 특이해서 눈길을 끈다. 로베르토 데체르비, 션 다이치, 라이언 메이슨, 해리 래드냅, 팀 셔우드, 글렌 호들 등등에 이어 이름이 오르내리는 데이비스다.
데이비스는 지난 시즌까지 손흥민과 더불어 양대 노장이었고, 이번 시즌 토트넘 최장기 근속 선수로서 팀을 지키고 있는 베테랑이다. 2014년 21세 나이에 토트넘으로 이적한 뒤 어느덧 12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손흥민보다 한 살 어린 1993년생, 만 33세다.
데이비스 이름이 오르내리는 건 전술이나 지도자 경험보다는 팀의 전통과 정신력을 구단 상황을 잘 알고, 토트넘이 잘 나가던 시절을 아는 인물이 필요해서인 듯 보인다. 데이비스는 토트넘에 처음 오자마자 PL 5위를 경험했고 이후 4시즌 동안 3위, 2위, 3위, 4위로 연속 4강에 들면서 가장 잘 나갔던 시절의 산증인이다. 이어 2018-2019시즌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준우승하기도 했다.
레전드 선수가 시즌 막판 지휘봉을 잡아 강등위기에서 벗어나려 했던 사례는 2023년 수원삼성이 있는데, 명문팀이고 시즌 중 여러 번 감독을 교체했지만 효과가 없자 결국 현역 레전드가 뒤를 이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당시 수원은 강등을 면하지 못했다.
지도자 라이센스가 없는데도 스타 출신을 사령탑에 앉힌 최근 성공사례로는 이탈리아의 코모가 있다. 코모는 세스크 파브레가스 현 감독을 처음 선임하던 당시 지도자 자격증이 없기 때문에 명목상 코치로 등록하고, 따로 감독이 있지만 사실상 파브레가스가 팀을 지휘하는 편법에 가까운 형태를 취했다. 파브레가스는 유명하기만 한 게 아니라 지도력이 출중한 감독이었고, 이탈리아 세리에B(2부)에서 세리에A로 승격한 뒤 세 번째 시즌까지 갈수록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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