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IBE] 의사 엄융의의 'K-건강법'…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는 심장-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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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VIBE] 의사 엄융의의 'K-건강법'…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는 심장-①

연합뉴스 2026-03-30 09:13: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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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합니다.]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본인 제공]

심장은 오랫동안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장기로 인식돼 왔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심장이 그저 혈액 펌프 이상의 기능을 갖고 있다고 여기고 여러 가지 추상적인 의미를 부여해 왔다. 심장은 생명 그 자체를 의미하는 동시에 마음이 있는 곳을 나타낸다. 무엇 무엇의 심장이라는 표현에서 볼 수 있듯 어떤 사물의 중심을 뜻하기도 한다.

생명체가 다세포생물로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장기가 심장이다. 태아가 생길 때 제일 먼저 형성되는 장기도 바로 심장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생물이 심장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가령 물에 사는 단세포생물인 짚신벌레는 심장이 필요하지 않다. 물속에서 필요한 것을 받아들이고 대사 과정에서 생긴 노폐물은 다시 물로 내보내는 단순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순환계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심장과 혈관계, 림프계 등으로 이루어진 순환계는 생명체의 진화 과정에서 여러 장기와 시스템이 분화되고 세포 수가 늘어나면서 생긴 시스템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인간이 지나치게 잘 분화된 덕분에 얻게 된 것이다.

◇ 한국인 사망 원인 1위는 암이 아니다?

백세시대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평균수명이 많이 늘어났다. 실제로 1970년 평균 61.9세이던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12년 81.4세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남자의 기대수명은 77.9세, 여자는 84.6세로 여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상당히 높고, 남자도 약간 높은 편이다.

30년 새 평균수명이 20년 가까이 연장됐지만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암, 심혈관질환, 대사증후군 등의 발병 위험도 덩달아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평균 기대수명이 81.4세인데 평균 건강수명은 72.6세이니 죽을 때까지 질병에서 벗어날 수 없는 셈이다. 같은 몸을 오래 써야 하니 더더욱 몸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는 단연코 암이다. 10만 명당 140명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그러나 이 수치만 보고 판단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암은 전신 어디든 생기는 병이고 발병 원인도 제각각인데 그걸 전부 합쳐 통계를 내니 1위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암 공포증이 생기는 것도 당연하다.

사실 암을 하나의 질병으로 묶을 수 있다면 사망 원인 2위와 3위에 해당하는 뇌혈관질환과 심장질환은 모두 순환계질환에 포함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OECD 국가 평균에 속하지만, 미국의 경우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질환은 심장질환이다. 그렇게 보면 순환계질환이 암보다 더 위험한 질병이 되는 셈이다.

3대 사망 원인인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가운데 폐암을 제외한 대부분의 암은 조기 발견과 치료 덕분에 사망률이 감소했다. 순환기 계통에서는 뇌혈관질환이나 고혈압 사망률은 감소한 데 반해, 심장질환은 증가하고 있다. 그러므로 심장질환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심장을 둘러싼 동서양의 인식 차이

심장(心臟)이란 '마음을 가진 장기'라는 뜻이다. 심장을 나타내는 말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모두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여담이지만 예로부터 사람들은 우리 몸 어디에 마음이 존재하는지 굉장히 많이 고민했다. 몸과 관련된 단어의 어원을 살펴보면 그런 고민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예로 어떤 사람들은 사람의 마음이 횡격막에 있다고 생각했다. 거기서 나온 말이 정신분열증(schizophrenia)이다. 횡격막(phrenia)이 갈라진(schizo) 상태가 바로 정신분열증이라는 것이다. 또 한때는 마음이 여성의 자궁에 있다고 보기도 했다. 그래서 정신적 원인 때문에 일어나는 비정상적인 흥분 상태를 나타내는 히스테리라는 말의 어원은 자궁(hystera)에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심장을 지성과 운동, 감각을 담당하는 곳으로 생각했다. 500년 정도 뒤의 인물인 그리스의 의학자 갈레노스는 심장을 정신이 깃든 곳이자 열을 만드는 장소라고 정의했고, 그 후 갈레노스의 정의가 오래도록 이어졌다. 당시에는 종교적인 이유 등으로 수술이나 생체 해부를 할 수 없어서 인체에 대한 해부학적인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사체를 해부하면 정맥은 혈액으로 가득 찼지만, 동맥은 반쯤 비어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은 생명을 주관하는 기(氣)라는 것이 있고, 기는 대기를 통해 폐로 들어와 동맥혈을 채운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생명을 잃으면 동맥 속에 있던 기가 빠져나가서 혈액이 절반만 남게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심장을 단순한 혈액 순환 펌프로 보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이후부터다. 그전까지는 심장을 마음을 지닌 기관으로 인식했다. 그러다가 영국의 의학자이자 생리학자인 윌리엄 하비(William Harvey)가 심장의 박동을 원동력으로 혈액이 순환된다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심장의 역할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혈액은 간에서 만들어져 전신을 돌아 비장에서 파괴된다는 갈레노스의 폐쇄 회로설이 드디어 뒤집힌 것이다. 이때 비로소 순환론 개념이 탄생했다. (2편에서 계속)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 서울의대 생리학교실 교수 역임 ▲ 영국 옥스퍼드의대 연구원·영국생리학회 회원 ▲ 세계생리학회(International Union of Physiological Sciences) 심혈관 분과 위원장 ▲ 유럽 생리학회지 '플뤼거스아히프' 부편집장(현) ▲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현) ▲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학제학과 의생명과학전공 초빙석좌교수(현)

*더 자세한 내용은 엄융의 교수의 저서 '건강 공부', '내몸 공부' 등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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