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팀 박상용 검사가 이화영 전 경기도부지사에게 '이재명 경기도지사 주범' 자백을 종용하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KBS는 28일 오후 쌍방울 방북 비용 대납관련 혐의로 구속된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에게 "이재명 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저희가 그거를 할 수가 있고···"라는 박상용 검사가 이 전 부지사 변호인과 통화한 육성 녹취를 단독 보도했다.
보도는 이 전 부지사가 검찰에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쌍방울로 부터 방북비용 대납 사실을 알았다'고 진술했으나, 검찰이 '이재명 주범'이라는 진술을 회유 또는 조작가능성이 있지 않았느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다음날인 29일 '쌍방울 대북 송금사건'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가적인 통화 녹취를 연이어 공개하면서 검찰의 '진술 설계 의혹'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검사는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그거 본인이 저한테 제안해서 제가 안 된다고 했던 얘기"라며 정면 반박하면서 양측의 진실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전용기 "답 정해놓은 진술 설계···수사 강도까지 진술 태도에 따라 조절"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김동아 의원, 이화영측 서민석 변호사와 함께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3년 6월 19일 박 검사와 서 변호사 간 통화 녹취 두 건을 공개했다.
전 의원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검사가 피고인을 회유하거나 압박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핵심 자료를 공개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녹취의 핵심 쟁점과 관련해 "첫 번째는 답을 정해 놓은 진술 설계 의혹"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상용 검사는 법정까지 유지될 수 있는 진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며 "형사소송법상 검찰 조서만으로는 증거 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법정에서 검찰이 원하는 진술을 하도록 압박하는 정황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씨가 주범이 되고 이화영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을 요구한 대목은 특정한 결론을 전제로 진술을 짜 맞추려 한 것이 아닌지 의심케 한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둘째, 진술 내용에 따른 회유 및 유도 정황"이라며 "검찰은 공익 제보자 인정, 보석 가능성, 추가 영장 미청구와 같은 사안을 진술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언급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검찰의 의도에 부합하는 진술을 할 경우 유리한 처우가 가능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며, 전형적인 진술 유도 및 회유 정황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셋째, 진술 태도에 따른 수사 강도 조절 의혹"이라며 "녹취에 따르면 검찰이 이화영 부지사 주변 지인들에 대한 추가 수사를 중단하거나 영장 청구를 보류하는 등 수사 과정을 조절하고 있었다는 정황이 파악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사 방향이 객관적인 증거가 아니라 피의자의 진술 태도에 따라 조절되고 있었던 것으로 의심되며 이는 피해자에게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박 검사가 최근 유튜브 '류병수의 강펀치'에 출연해 "검찰이 뭔가 굉장히 딜을 하자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하는데, 저는 그거 전혀 맞지 않는 게 뭐 누구 수사를 하지 않게 해주겠다, 누구를 풀어주겠다 했는데 제가 수사를 맡고 있던 부분이 전혀 아니었다"고 주장한 것을 소개하며, 녹취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녹취에는 '재증언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는데 그것도 제가 못하게 하고 있고', '(익명) 영장 청구도 제가 못하게 했고', '김성태를 따로 불러서 압박하거나 추가 수사를 안 하고 있다'는 내용이 박 검사 목소리로 담겨 있다"며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를 명백히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압수 조서에도 '피의자 이재명'이라고 이미 찍어놓고 조서가 진행된 내용을 공개하며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이외에도 여러 사건에서 이재명을 반드시 잡아야 된다고 정해놓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들을 검찰이 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당 녹취는 당일 있었던 녹취들 중 주요 부분"이라며 "추가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을 만한 내용들이 국정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아 의원 "모해위증교사·직권남용···공수처 즉각 수사하고 탄핵 추진해야"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상용 검사가 대북송금 사건을 조작하여 이재명 대통령을 주범으로 만들기 위해 이화영 부지사를 회유하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녹음 파일에는 공익제보자 제안, 보석 석방 제안, 추가 구속을 안 하겠다는 제안까지 이재명 대통령을 범죄로 엮기 위한 다양한 거래 조건이 박상용 검사 자신의 목소리로 생생히 녹음되어 있다"며 "또한 실제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내용까지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명백한 모해위증교사죄이자 직권남용 범죄"로 규정하며 "공수처는 즉각 박상용 검사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야 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박상용 검사는 지난 법사위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회유와 조작을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며 "명백한 위증"이라고 단정하고 "국회는 박상용 검사를 위증죄로 고발하고, 멈춰 있는 박상용 검사에 대한 탄핵 소추 절차를 즉각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북송금 사건 이외에도 다양한 사건에서 검찰의 회유와 협박,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이번 국정조사를 통해 조작 기소 실체를 밝히고 정치 검사들의 범죄에 대한 준엄한 단죄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서민석 "수사가 아니라 진술 설계···플리바게닝보다 더한 것을 시도"
이화영의 변호를 맡았던 서민석 변호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한민국은 검찰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검찰 권력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에 놓였고, 그 칼날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휘둘러졌다"며 "그 중심에 대북송금 사건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서 변호사는 "이 사건은 처음부터 결론이 정해져 있었다"며 "검찰은 이미 어떤 진술이 필요하다는 설계를 끝내놓은 상태였고, 그에 맞는 진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이화영과 김성태에게 압박과 회유를 반복했다"고 전했다.
그는 "원하는 진술이 나오지 않으면 압박하고, 조금이라도 맞춰지면 회유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진술을 가지고 사건을 끼워 맞추는 방식"이라며 "이것은 수사가 아니라 진술 설계였다"고 규정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을 해할 수 있는 진술을 해주면 진행 중인 뇌물 사건에서 무죄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제3자 뇌물 사건으로 기소할 경우 종범으로 기소하여 두 번 감경받을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며, 곧 보석으로 석방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제안하며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이화영은 구속되어 치아가 3개나 빠질 정도로 심신이 극도로 피폐해진 상황"이었다며 "이른바 연어 술파티가 첫 진술이 나왔을 무렵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 검찰은 이화영과 김성태에게 채찍과 당근을 번갈아 가며 압박하고 회유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 변호사는 "저는 그때 이화영에게 '당신이 거짓을 말하여 이재명 대표가 처벌받으면 당신은 평생을 죄책감에 시달릴 것이니 진실만을 말하라'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로부터 이틀 후 박상용 검사는 저와 통화하면서 이화영에게 하였던 것과 똑같은 달콤한 제안을 하며 이화영의 진술에 진전이 없으니 제가 이화영을 만나 설득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시간이 흐르자 초조해진 박상용 검사는 다시 저에게 전화를 걸어 이화영을 공익제보자로 만들어 주겠다는 추가적인 당근을 제공하며 다시 이화영을 설득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시 검찰의 강한 압박 속에서 어떻게든 의뢰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막기 위해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순간들도 있었다"며 "일부에서 저에 대해 오해가 있었을 수 있으나, 그 모든 판단과 행동은 오직 의뢰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검찰의 의도에 동조하거나 회유에 응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서 변호사는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검사가 피의자와 변호인에게 이러이러한 진술을 해주면 이러이러한 혜택을 주겠다고 제안했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는 인정되지 않는 플리바게닝보다도 더한 것을 시도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그동안 이화영에게 허위 진술을 하도록 회유한 변호인으로 낙인 찍혀 굉장히 힘들었다"며 "선거 운동 과정에서도 많은 민주당원들이 '당신은 검사와 협잡해서 진술을 조작한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뭐를 하겠다는 것이냐'라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굉장히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녹취 파일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2023년 5~6월 무렵 녹음했으나 이후 사건에서 손을 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며 "종전에도 압수수색하려 했고 기소하겠다는 얘기까지 있었던 상황에서 걱정이 돼 삭제 버튼을 눌렀다"고 설명했다.
그는 "며칠 전 중앙당 면접차 상경한 길에 전용기 의원과 상의하는 과정에서 녹음 파일이 있는데 복구가 안 된다고 말했고, 전 의원이 '다른 사람에게 전송한 흔적이 있거나 클라우드에 옮겨놓은 적이 있는지 확인해 보라'고 조언했다"며 "보좌진이 과거 핸드폰의 '내 문서' 파일에서 살아 있는 녹음 파일을 발견해 당에 제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의 수사 목표가 누구였느냐, 이재명 대통령이었다"며 "이재명을 주범으로 기소하는 것은 원래부터 그들의 목표였기 때문에 제가 주범으로 해달라 종범으로 해달라 요구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5월 통화 내용을 보면 저는 이화영으로부터 박 검사가 어떠어떠한 제안을 했다는 말을 듣고 그것을 확인하는 통화를 한 것"이라며 "그것을 가지고 제가 제안했다고 얘기를 하는 것이고, 그 말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상용 "서 변호사 본인이 제안한 것···적반하장격의 황당무계한 허위 사실"
박상용 검사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작 녹취에 담긴 구체적인 내용은 없고, 적반하장격의 황당무계한 허위 사실이 담겨 있다"고 언급했다.
박 검사는 서 변호사가 주장한 종범 기소·감경 제안에 대해 "그거 본인이 저한테 제안해서 제가 안 된다고 했던 얘기이다. 그걸 어떻게 이렇게 거짓말을 하는가"라고 반박했다.
그는 "국정조사장에서 증인으로 선서하고 오늘 하신 말씀과 동일한 말씀을 하실 수 있는가"라며 "변호사님이 이화영 씨를 변호하는 중에 이화영 씨가 한 진술이 '압박과 회유 속에서 만들어졌다'고 하신 겁니까"라고 전했다.
박 검사는 "지난번 기자회견하실 때는 오로지 진실만을 말하도록 변호인으로서 조력하셨다면서 그럼 서 변호사님은 저와 모해위증교사 공범이란 말씀인가"라며 "도대체 무슨 말씀 하시는 것인지는 스스로 알고 계시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뒤에서 거짓말 마시고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해서 말씀하라"고 덧붙였다.
[폴리뉴스 박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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