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 후티가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향한 공격에 나서며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에 사실상 개입했다. 이에 따라 홍해 항로를 둘러싼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중동 해상 물류망 전반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충돌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이후 약 한 달 만에 후티가 공격에 나선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후티 지도부는 이란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해 온 가운데 이달 초에는 필요 시 군사 대응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결국 후티는 28일 공격에 나섰고, 후티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공격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 바브엘만데브 해협 긴장…홍해 물류 다시 흔들리나
특히 후티의 활동 거점인 예멘 북서부 홍해 연안은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인접해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이 해협은 하루 평균 약 880만 배럴의 원유가 통과하는 주요 해상 운송로다. 글로벌 해상 교역에서도 약 10~12%의 물동량이 이 구간을 지난다.
후티는 이 지역을 직접 통제하고 있지는 않지만, 과거 공격 사례처럼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위협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에 따라 후티의 군사행동 확대 여부에 따라 홍해 항로의 안정성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홍해 항로 불안은 이미 최근 몇 년간 반복돼 왔다. 로이터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등에 따르면 후티는 2023년 11월 이후 상선들을 대상으로 100회 이상의 공격을 감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2척의 선박 침몰과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 여파로 2024년 초 기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물동량은 약 4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머스크, 하팍로이트, CMA CGM 등 주요 해운사들은 홍해 항로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노선을 선택했고, 이에 따라 항해 기간이 약 10~14일 증가했다. 이로 인해 아시아-유럽 항로 운임이 급등하며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미쳤다.
◇ 해상 초크포인트 리스크 확대
현재 중동 해상 물류망은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라는 2개의 핵심 초크포인트(chokepoint)에 동시에 노출된 상태다. 초크포인트는 선박이 반드시 지나야 하는 좁은 해상 통로로, 이곳이 막히면 전 세계 물류 흐름이 크게 흔들리는 지점을 의미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최근 호르무즈 해협은 군사적 긴장으로 통항이 크게 위축돼 있어 사실상 마비에 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홍해 항로까지 불안정성이 확대될 경우, 중동발 원유와 물류 흐름 전반에 추가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확전 여부, 후티 홍해 공격 재개에 좌우
향후 변수는 후티가 홍해에서 상선 공격을 재개할지 여부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은 후티의 군사행동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국의 대응을 촉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까지는 제한적 공격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실제 해운 공격으로 이어질 경우 중동 전쟁의 영향 범위가 해상 물류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후티의 추가 행동이 이번 분쟁의 확전 범위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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