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새로운 종전 조건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주권 인정’을 들고나오며 국제 사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전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5분의 1이 지나는 핵심 길목을 경제적·정치적 무기로 굳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9일(현지 시각) CNN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종전 협상 리스트에 기존의 제재 완화와 핵 기술 인정 외에 ‘호르무즈 해협의 주권 인정’ 항목을 새롭게 추가했다. 특히 이란 의회는 해당 해협을 통과하는 연료 및 화물선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법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그동안 공격을 받을 경우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해 왔으나, 실제 전쟁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을 흔드는 데 성공하자 이를 영구적인 수익원(Toll system)이자 외교적 압박 카드로 공식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이를 통해 매년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란의 이러한 강경 기조는 새 지도부의 의지와도 맞닿아 있다. 이란의 새로운 최고 지도자로 추대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첫 공식 연설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지렛대를 계속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쟁 이후에도 해협 통제권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해상 질서’를 구축해 적대국에 대한 해상 제한을 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국은 즉각 경고 메시지를 냈다.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프랑스에서 열린 G7 외교장관 회의 직후 “이란이 호르무즈에 통행료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시도는 불법이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G7 외교장관들 역시 공동 성명을 통해 “안전하고 통행료 없는 자유 항행의 회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국제적 공조 대응을 시사했다.
전쟁 한 달 만에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상로 중 하나인 호르무즈 해협의 주권 문제가 향후 종전 협상의 최대 난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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