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7일 펜앤드마이크 유튜브 채널에서 벌어진 부정선거 끝장토론이 한 달을 넘겼지만,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본명 전유관)씨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사이의 충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오히려 다툼은 부정선거 진위 논쟁에서 이 대표의 하버드대학교 학력 문제로 옮겨붙었고, 법적 대응까지 예고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전한길측, SAT 점수부터 복수 전공까지···전방위 의혹 제기
전한길 전한길뉴스 대표는 지난 2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전한길뉴스'에서 이 대표를 향해 "하버드 대학도 정식 졸업했는지 아닌지 의혹이 많다"며 "하버드 입학 제대로 한 거 맞는가. 졸업 정식으로 한 거 맞는가"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25일에는 김영윤 폴리티코 정치연구소장이 전한길뉴스에 출연해 더 구체적인 수치를 들고 나왔다. 김 소장은 이 대표의 SAT 점수가 1600점 만점에 1440점으로 당시 하버드 합격자 평균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 서울과학고 재학 시절 성적이 120명 가운데 97등으로 하위권이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전 대표는 여기에 과거 '신정아 학력 위조 사건'을 언급해 "그때도 예일대 측이 졸업생이라고 확인해줬지만 나중에 거짓으로 판명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표가 컴퓨터과학과 경제학을 복수 전공했다고 해온 것에 대해 "하버드대학에는 복수 전공이라는 제도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며 "선거 때 이를 내세운 것 자체가 유권자에 대한 기만"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아포스티유(Apostille)' 공증을 받은 졸업장을 공개하라고 요구했고, 재판이 진행될 경우 법원을 통해 해당 문서 제출을 청구할 뜻도 내비쳤다.
아포스티유란 1961년 헤이그 국제사법회의에서 채택된 협약에 근거한 국제 문서 인증 제도다. 한 국가에서 발급한 공문서가 다른 협약 가입국에서도 별도의 영사 확인 없이 공적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당국 정부가 진본임을 확인해주는 절차를 말한다. 미국의 경우 각 주의 국무장관실 또는 연방 국무부가 이 인증을 담당한다.
전 대표는 28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27일 이 대표가 졸업장을 자신의 SNS에 공개했으나, 해당 졸업장 어디에도 전공이 표기돼 있지 않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통상 하버드 졸업장에는 전공 분야가 명시되는데 이 대표의 것에는 컴퓨터과학도 경제학도 기재돼 있지 않다며, 이를 근거로 복수 전공 주장의 신빙성을 정면으로 의심했다.
그는 "당당하다면 전공이 명시된 공인 문서를 들고 2차 TV 토론장에 나오라"고 촉구하며 "아포스티유 공증 자료가 나올 때까지 끝까지 진실을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SNS에 하버드 졸업장 게시하며···"타진요와 판박이"
이 대표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 연속 페이스북을 통해 정면 대응에 나섰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7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하버드대 졸업장 사진을 직접 게시하며 "전유관 씨가 법적 처분을 받을 시간이 다가오니, 어차피 처벌받을 거 더 건수를 쌓겠다는 식으로 아무말 대잔치를 또 시작한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타진요가 했던 방식과 똑같다. 문서를 보여주면 위조되었다고 하고, 공식 졸업증명서 발급기관의 서류를 제출하면 다른 걸 가져오라고 하고, 경찰이 하버드대학교에 직접 조회해서 확인받아도 경찰을 못 믿겠다고 한다"며 "어떤 증거를 제시하든 인정하지 않는 순환 논법이 타진요 때와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찰 조회 결과의 객관성에 대해서는 "그 경찰이 저를 그다지 좋아할 이유가 없는 윤석열 정부에서도, 이재명 정부에서도 같은 답을 준 경찰인데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대표의 학력은 이미 수사 과정에서 검증된 바 있다. 경기 화성동탄경찰서가 2024년 총선 전 학력 허위 공표 혐의 고발 건을 조사할 당시, 하버드대 측에 직접 사실 관계를 조회했고 이 대표의 재학·졸업 사실이 확인돼 불송치로 종결됐다.
이 대표는 "만난 자리에서 사이트에 로그인해 직접 인증해 주겠다고 했더니 그건 안 된다고 하고, 어디서 '아포스티유'라는 단어를 주워들어서는 그걸 해오라고 시키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졸업장 공개는 2012년부터 요구할 때마다 해왔다"며 "유튜브에서 공개하지 못한다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 자체도 고소 항목에 추가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28일에도 자신의 SNS를 통해 "동탄 한바퀴 돌고오니 아직도 하버드 졸업여부를 가지고 전유관씨와 그 추종자들이 노력중인 것 같다"며 "타진요 같은게 아니라 실제로 예전에 타진요의 시초인 왓비컴즈가 14년전에 물고 늘어졌으니 실제로 당신들은 타진요랑 같은게 맞다"고 직격했다.
그는 "'세상은 카르텔', '다 위조해준다', '왜 안까느냐', '나는 그저 진실을 밝히려는 거다' 이런 유사한 상투적인 음모론의 어휘로 귀결된다"며 "이쯤되면 께림칙 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29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하버드 공식 홈페이지에 'degree verification'에 대해서 읽어보면 National Student Clearinghouse라는 기관에서 지정된 비용을 지출하고 증명서를 발급받으면 된다고 되어 있다"며 "그래서 이미 그 문서를 공증받아서 10년전에 공개했지만 무조건 위조되었다고 우기면 되는 줄 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식자료들을 일부러 무시하고 자신들만의 세계에서 어떤 개념을 창조해서 '어포스티유'같은 프로세스에 혼자 집착해서 흥분한다"며 "대중이 익숙하지 않은 개념을 들고와서 장사하는 경우가 많다. '자일링스(Xilinx) 칩이라는 게 있다', '어포스티유라는게 있다' 등 항상 비슷하다"고 꼬집었다. 부정선거 토론 당시 선관위 장비에 쓰인 자일링스 칩을 들어 조작 가능성을 주장하던 것과 같은 방식이라는 지적이다.
DLDJ "졸업장, 졸업증명서, 학생증 등등 모든 걸 보여줬지만 결국 저러고 다니는 이유는 딱 하나. 돈벌이"라며 "그런 자들이 지갑 털려고 무슨 대단한 공익적 목적으로 음모론 하는 척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준석VS전한길 쌍방 법적 공방 장기화 국면
개혁신당은 이미 전씨를 상대로 복수의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다. 당 측은 지난 25일 언론 공지를 통해 전씨가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을 반복 유포하고 있다며, 동원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으로 끝까지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씨는 지난 1월 이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 발언으로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고소됐으며, 이 대표는 이번 학력 관련 허위사실 유포 건을 추가 고소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반면 전씨도 "선처 따위는 바라지도 않으니 얼마든지 고소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쌍방 간 법적 공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의 하버드대 학력은 정치 입문 초기인 2012년부터 반복적으로 도마에 올랐으나, 졸업장 공개와 경찰 수사, 대학 측 직접 확인 등을 거쳐 매번 사실로 확인돼 왔다. 그럼에도 의혹이 재점화되는 배경에는 유튜브 플랫폼을 통한 음모론 확산 구조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정선거 토론에서 출발한 두 사람의 대립이 학력 전쟁을 지나 법정으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폴리뉴스 박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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