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군청 전경<사진=김정식 기자>
경남 산청군 주차장 태양광 문제 핵심은 조례보다 먼저 선로다.
주차장 위에 태양광을 올리고 싶어도 전기를 받아낼 선로가 없으면 사업은 시작도 못 한다.
허가가 나도, 부지가 있어도, 계통이 막히면 주민 앞 약속은 공회전으로 끝난다.
산청군 조례는 이미 일부는 풀렸다.
산청군 군계획 조례는 2025년 말 개정으로 부설주차장, 산청군이 조성한 공용주차장, 다목적광장에 설치하는 태양광 발전시설은 이격거리 제한 예외로 넣었다.
공공 주차장과 건축물에 딸린 주차장은 길을 열어준 셈이다.
문제는 여기서 멈춘다는 점이다.
군이 일부 예외를 만들었어도 민간 독립형 주차장은 여전히 애매하다.
건물에 딸린 부설주차장은 되지만, 별도 부지에 조성한 민간 노외주차장이나 독립형 사설주차장까지 조례가 분명하게 열어놨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공공은 일부 되고 민간은 불분명한 반쪽 구조가 남아 있다.
하지만 더 큰 벽은 선로다.
산청 현장에서도 "허가는 검토할 수 있어도 선로가 없다"는 말이 먼저 나온다.
주차장 태양광은 지붕 위 소규모 자가소비와 달리 용량이 커지기 쉽다.
그만큼 배전선로와 변압기, 계통연계가 바로 걸린다.
한전도 2024년부터 1MW 이하 신재생 접속 제도를 손질해 공용배전설비 보강이 필요하면 이용자 부담 원칙을 강화했다.
이 구조에서는 군이 앞에서 정리해주지 않으면 개인이나 마을 단위 사업은 버티기 어렵다.
그래서 산청군 주차장 태양광 해법은 단순하다.
첫째는 선로 확보다.
산청군이 공용주차장, 시장 주차장, 관광지 주차장, 민간 독립형 주차장 후보지를 먼저 전수조사해야 한다.
그 뒤 한전과 권역별 계통연계 협의를 공식화해 어디는 즉시 접속이 가능한지, 어디는 변압기 교체가 필요한지, 어디는 선로 증설이 필요한지부터 표로 내놔야 한다.
지금처럼 "된다더라" "안 된다더라" 식으로는 한 발도 못 나간다.
둘째는 조례 전면 개정이다.
산청군이 정말 주차장 태양광을 주민 소득과 공공수익으로 연결하려면 예외 대상을 부설주차장과 공용주차장에만 둘 게 아니라 민간 독립형 주차장까지 넓혀야 한다.
주차장 태양광은 산비탈을 깎는 사업이 아니다.
이미 만들어진 공간 위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산지 훼손형 태양광과 같은 잣대로 묶어둘 이유가 약하다.
민간 주차장까지 길을 열어야 주민도 움직이고 사업도 붙는다.
셋째는 지자체 주도 협상이다.
이 문제는 개인이 한전 창구를 두드려 풀 사안이 아니다.
지자체장이 직접 나서고, 군의회가 조례를 열고, 한전과 실무협의 테이블을 정례화해야 한다.
필요하면 발전공기업이나 켑코 계열 회사까지 묶어 3자, 4자 협약 구조를 짜야 한다.
다른 지자체들이 공영주차장 태양광을 추진할 때도 결국 행정과 한전, 사업 주체를 한 테이블에 올려 길을 냈다.
산청은 산이 많고 강이 많은 고장이다.
그만큼 개발과 보전이 늘 부딪힌다.
그래서 더더욱 이미 있는 공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
주차장 태양광은 산을 깎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현실 카드다.
그런데도 선로를 못 풀고 조례를 반만 열어둔 채 시간을 보내면, 주민 소득도 군 재정도 그늘 아래 그대로 멈춘다.
이제 산청군이 답할 차례다.
선로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민간 독립형 주차장까지 왜 열지 않는지.
이 두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주차장 태양광은 정책이 아니라 말로만 남는다.
산청=김정식 기자 hanul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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