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이창호 기자] 오는 7월 1일, 인천 동구와 중구 내륙 지역이 통합되어 '제물포구'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행정 체제 개편이라는 거대한 변화 앞에서 김찬진 동구청장은 새로운 자치구의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으로 '해사전문법원' 유치를 강력히 천명했다. 단순한 공공기관 유치를 넘어, 제물포구를 아시아 해양 사법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대한민국은 세계 4위권의 해운 강국이자 독보적인 조선 기술을 보유한 국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해상 충돌, 선박 건조, 용선료 분쟁 등 해사 관련 전문 사건을 전담할 법원이 국내에 없다. 이로 인해 국내 기업 간의 분쟁조차 영국 런던이나 싱가포르 등 해외 중재지에서 해결하는 실정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연간 해외로 유출되는 법률 비용 및 국부만 수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김 구청장은 이를 "국가적 사법 주권의 공백"으로 규정했다. 개항의 역사를 간직한 제물포구에 해사법원을 세우는 것은 이러한 국부 유출을 막고, 해양 강국으로서의 사법적 위상을 바로 세우는 상징적 조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천시는 내항 1·8부두 재개발을 골자로 한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단순한 관광 시설이나 주거 단지 조성만으로는 원도심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해사전문법원이 제물포구에 들어설 경우, 법원 주변으로 해운 중개업, 해양 금융, 선박 검사, 해상 보험 등 고부가가치 연관 산업군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곧 양질의 전문직 일자리 창출과 민간 자본 유입으로 이어져, 원도심 재생의 실질적인 '경제 앵커'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신도시 위주의 개발로 인해 소외되었던 원도심이 자족 기능을 갖춘 경제 중심지로 변모할 기회다.
동구와 중구의 통합은 행정 구역의 물리적 결합을 넘어 주민들의 화학적 결합이 필수적이다. 생활권이 달랐던 두 지역 주민들에게 '해사법원 유치'라는 공동의 목표는 갈등을 완화하고 소속감을 고취하는 강력한 매개체가 되고 있다.
실제로 지역 사회에서는 대규모 서명운동이 전개되는 등 유치를 향한 열망이 뜨겁다. 김 구청장은 이러한 주민들의 에너지가 통합 제물포구의 초기 안착을 돕는 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헌법적 가치인 '지역 균형 발전' 측면에서도 특정 지역에 편중된 인프라 배치를 바로잡고, 인천 전체의 건강한 발전을 도모하는 합리적 선택이라는 논리다.
해사법원 유치를 놓고 부산 등 타 지자체와의 경쟁도 치열하지만, 인천 제물포구의 입지적 강점은 뚜렷하다. 국내 해상 사건의 과반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인천항과 인천국제공항이 인접해 해외 당사자들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또한 해경청 본청이 위치해 있어 유관 기관과의 협업도 용이하다.
김찬진 구청장은 "제물포구에 사법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미래 세대에게 풍요로운 해양 영토를 물려주는 전략적 선택"이라며, "10만 제물포구 주민과 인천시민의 염원을 모아 아시아 해양 사법의 중심지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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