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소방법 명확한 규정 없어…옥외광고물법과는 충돌
(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도심 곳곳에 내걸린 대형 선거 현수막이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에도 적절한 규제 장치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방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정당별 경선이 본격화하면서 유동 인구가 많은 광주 도심 곳곳에 초대형 현수막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후보자들의 얼굴이 담긴 현수막은 시민들 눈에 잘 띄는 건물 대부분을 통째로 뒤덮기도 한다.
상당수는 유리창을 밀착해 덮는 방식으로 설치돼 채광과 외부 조망을 차단했으며 건물 밖에서 내부를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시야도 막혀있다.
홍보 효과를 위해 시인성이 높은 건물에 보다 더 큰 현수막을 내거는 추세지만,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강풍 등에 현수막에 떨어지면 보행자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특히 화재 발생 시 창문을 통한 연기 배출이나 구조 활동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직선거법과 화재의 예방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에는 명확한 기준이 없는 실정이다.
공직선거법은 현수막을 선거운동 수단으로 허용하고 있지만, 설치 높이나 크기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제한 규정은 두지 않고 있다.
소방 관련 법령 역시 피난시설이나 배연 설비를 가리거나 기능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나 현수막을 특정해 규정하지는 않는다.
통상 일반 현수막은 옥외광고물법과 지자체 조례에 따라 제한받는다.
광주시 조례의 경우 대규모 점포로 등록된 건물이나 상업·공업지역 내 연면적 3천㎡ 이상 건물에 한해 허가받은 게시대에만 대형 현수막을 외벽에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선거 현수막은 공직선거법상 허용 규정이 적용되면서 옥외광고물 규제와 충돌로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
정부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서구 관계자는 "선거철마다 건물 외벽을 덮는 대형 현수막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지만 현행 법령상 직접 제한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해 개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면 단속이 더 수월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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