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변화가 가속화하는 남성들의 외로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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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변화가 가속화하는 남성들의 외로움 [2]

에스콰이어 2026-03-28 1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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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들이 자기 자신을 프로젝트처럼 다루게 하는 ‘최적화’ 문화도 장애물 중 하나다. 몸을 가꾸고, 작업 과정에서 효율성을 좇고, 자급자족을 추구하라고 가르친다. 다른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건 비효율적인 사고방식으로 보인다. 웨이 박사는 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남성 문화의 앵글로-아메리칸 버전입니다. 사람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문화죠. 관계를 맺고 사는 삶보다 날것의 자본주의가 더 위에 있는 거예요.” 이 모델에서는 고독이 정진이 되고, 연결은 사치가 된다.

아랍 세계에는 연대감이 구조적으로 존재한다. 조부모가 연락도 없이 들르고, 사촌들은 친남매같이 군다. 가까이 사는 사람들과는 자연스레 친구가 된다. 지역사회는 일정을 정해서 만나기보다는 그저 계속 늘어난다. 자칫 하나의 우정이 멀어질 것 같으면 더 넓은 인맥이 제동을 건다.

“암만에서는 외로워질 수가 없습니다. 모두가 당신과 5분 거리 안에 살고 있거든요.” 오마르가 웃으며 말한다. “내 친구들은 다부크에 있어요. 걔들을 자주 볼 수는 없죠.” 그가 너무 멀어서 친구들을 자주 못 본다고 말한 다부크는 암만에서 고작 20분 거리다.

해외로 옮기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외국에서 살면 모두 흩어지고, 우정을 유지해 주었던 일상의 겹침도 사라진다. 노력 없이도 가능했던 가까움 속에서 자라난 남성들이 런던이나 뉴욕에 가면, 이제 저절로 되는 건 하나도 없고, 모든 것이 노력으로만 가능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오마르도 그걸 느꼈다. “내 제일 친한 친구들은 지금도 고향에 있어요. 우린 몇 주 동안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도 지낼 수 있죠. 서로 챙기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냥… 살다 보니까 그런 거예요.” 이어서 좀 더 부드러운 어조로 말한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눌 때면 마치 시간이 전혀 지나지 않은 것 같아요.” 유대감은 존재한다. 우정을 괄호 안에 넣어두는 소통이 없는 시간이 있었을 뿐이다. 가깝게 지내는 생태계는 외국까지 오지는 않는다. 우정을 유지하려면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이 남성들에게 그런 의지를 가르쳐준 사람은 없었다.

이런 지지대가 없다고 해도, 감정적으로 빈 곳은 사라지지 않는다. 가까이 있는 소수의 사람에게 의지하게 된다.

많은 남성은 감정적 필요를 파트너나 부모에게 기댄다. 웨이 박사는 남성들이 “감정적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다 넣는다”고 주장한다. 인맥을 통해 나눠야 할 부담을 한 관계에서 요구한다는 것이다.

콕스는 이것이 부모에 대한 의존으로 굳어지는 경우를 지적한다. 위치 추적과 페이스타임을 통한 ‘즉각적이고 영속적인 연결‘로 인해, 반사적으로 제일 먼저 찾는 상대가 부모라는 것이다. 28세의 한 남성은 어머니가 아직도 출근 전에 날씨와 관련해 연락을 한다고 한다. “목도리를 하고 나가라” “오늘은 네 생각보다 춥다”. 딱히 애지중지하는 것도 아니다. 늘 상대를 걱정하는 관계가 유지되어 굳어진 것에 가깝다.

앱드는 이를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저는 아무도, 심지어 제일 친한 친구들까지도 내게 별 관심이 없다는 가정 아래 살아가요. 하지만 아버지에게는 다 털어놓고 얘기하죠. 친구들에겐 자기들 나름의 문제가 있거든요. 걔들의 시간을 뺏고 싶지는 않아요.” 예의 바른 듯한 말이지만 의미는 확실하다. 즉 부모는 응답해 준다는 것이다.

이것은 감정적 실패가 아니라 집중이다. 남성들이 친구 인맥을 통해 얻어야 했을 완충장치를 갖지 못하게 한다.

모든 대화에서 패턴은 명확했다. 감정적 수용력이 문제가 아니었다. 애초의 설계 때문이었다. 현대의 삶은 옛 이웃의 지원, 공동체적 일상, 안정적 일자리를 해체했지만, 사람들의 기대치는 달라지지 않았다. 남성들은 로맨스에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같은 논리를 우정에 적용하는 남성들은 많지 않다.

이사, 결혼, 직장 등의 이유로 루틴에 금이 가면 우정은 재건해야 한다는 느낌보다는 허물어지는 것에 가깝게 여겨진다. 사회적 잡음과 감정 사이에 외로움이 파고든다. 웨이 박사는 연결을 유지하는 기술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억눌려 있는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당신은 지금도 요령을 갖고 있어요.”

이렇게 보면 외로움은 실패가 아니다. 구조를 다시 짜야 한다는 신호이고, 남성들이 일상적으로 일과 로맨스에 바치는 의도적 관심을 우정에도 주어야 한다는 의미다. 친밀감이 우발적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며 조용히, 꾸준히 의도를 가지고 가꾸어야 하는 것으로 바뀐다.

내가 이야기를 나누어 본 남성들은 감정적으로 결핍된 이들이 아니었다. 통찰력이 있고 충실하며 친근함을 원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갖추지 못했던 것은 깊이가 아니라, 깊이를 구하려는 언어였다. 그래서 그들은 즉흥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했다. 먼저 연락을 하고, 문자를 연달아 보내고, 만나자고 우긴다. 그들은 이게 자신의 나약함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저 좋은 친구로 지내는 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사실 이건 남성들이 우정을 유지하기 위해 해야 하는 행동이다.

이 남성들이 수십 년 뒤 어떻게 지낼지 생각해 본다. 늙고, 머리가 세고, 아무도 합의한 적 없는 규칙에 대해 그때까지도 왈가왈부하고 있겠지. 그들이 노스탤지어를 통해 하나로 묶일 것 같지는 않다. 자신들의 선택으로 함께하고 있을 것 같다. 그중 누군가가 먼저 연락했기 때문일 것이다. 침묵이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취급되지 않았으니까. 노력은 의례적인 것이 되고, 지속되니까.

외롭지 않다고 맹세하는 남성들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이 배운 언어를 말하는 것뿐이다. 그러나 그 아래에서는 다른 언어가 형성된다. 앞으로 40년 뒤에도 남성들은 우노 카드에 대해 떠들어대며, 숨어 있는 언어로 말할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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