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는 외국인 의료관광객의 발걸음이 무거운 성형수술에서 가벼운 피부 줄기세포 시술로 눈에 띄게 옮겨가고 있다. 과거 뼈를 깎거나 이목구비 모양을 크게 바꾸는 침습적 수술을 위해 강남을 찾던 이들이, 이제는 피부 본연의 건강함을 회복하고 자연스러운 노화를 지향하는 '슬로우 에이징(Slow-aging)'을 위해 명동 일대 피부과로 향하는 추세다.
글로벌 뷰티 시장의 흐름이 인위적인 변화보다 건강한 피부 상태 유지를 우선시하면서 국내 의료관광 지형도 역시 재편되는 모양새다. 전통적인 의료관광 거점이었던 강남권이 성형수술 위주의 중량감 있는 진료에 집중했다면, 최근 부상하는 명동 지역은 쇼핑과 관광, 의료 서비스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인프라를 무기로 삼고 있다. 촘촘한 숙박 시설과 대중교통 접근성을 갖춘 명동은 짧은 체류 기간 내에 시술과 일상을 병행하려는 외국인들에게 최적의 선택지로 꼽힌다.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변화도 상당하다. 명동 중심가에 위치한 아미스킨 의원에 따르면 최근 방문하는 환자들의 상당수는 단순 미용을 넘어 피부 기초 체력을 강화하는 시술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처럼 특정 연예인 사진을 가져와 똑같이 만들어달라는 요청은 줄어든 반면, 현재 내 피부 상태에 맞는 정밀 처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환자들의 요구사항이 정교해짐에 따라 의료진의 진단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아미스킨 의원 명동점 김태연 원장은 "진료 현장에서 만나는 환자들은 본인의 피부 두께나 노화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따른 근본적인 개선책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받는 분야는 피부 세포 재생을 돕는 줄기세포 기반 시술이다. 김 원장은 "언어나 문화적 차이가 있더라도 환자들이 원하는 핵심은 결국 정밀한 진단"이라며 "다국어 전담 채널을 통해 시술 전 피부 컨디션을 1:1로 확인하고 맞춤형 시술을 제안하는 과정이 외국인 환자 유치의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의료관광 중심축이 이동하며 명동 상권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미용 병원들 사이에서 의료 전문성보다는 가격 경쟁에만 치중하는 사례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저가 경쟁 과열이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질 경우, 어렵게 쌓아온 K-메디의 신뢰도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업계 전문가들은 피부 재생이나 안티에이징 시술일수록 의료진의 숙련도와 체계적인 사후 관리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한 관광 상품이 아닌 전문 의료 행위로서의 신뢰를 유지해야만 K-메디의 명성이 지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트렌드 변화와 명동 특유의 지리적 강점이 결합하면서 한국 의료관광 시장은 이제 수술실 밖으로 나와 일상 속 피부 관리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강남과 명동으로 양분된 이 흐름이 국내 의료 산업 전반에 어떤 시너지를 몰고 올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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