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사가 러시아산 나프타 도입에 부정적인 네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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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사가 러시아산 나프타 도입에 부정적인 네 가지 이유

투데이신문 2026-03-28 12:42: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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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한 마트에 붙은 종량제 봉투 품절 안내문. ⓒ투데이신문
수도권 한 마트에 붙은 종량제 봉투 품절 안내문.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정부가 러시아산 나프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걸림돌이었던 금융 결제와 2차 제재 문제를 해소하며 도입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나프타 수급 위기에 활로를 연 셈이지만, 정작 석유화학사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LG화학과 한화토탈에너지스가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반면 대다수 기업들은 물량·시한·품질·외교를 이유로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확보할 수 있는 러시아산 나프타 물량 자체가 부족하다는 점이 첫 번째 문제로 꼽힌다. 미국이 도입을 승인한 선적분은 약 1억3000만배럴이다. 업계 내부에선 해당 물량을 두고 나프타 수요국 전체가 계약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에 따른 중동산 나프타의 공급 공백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러시아산 물량을 둘러싼 각국의 쟁탈전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하루 약 130만배럴에 달하는 국내 나프타 소비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족할 만큼 넉넉한 재고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 문제는 도입 시한이 빠듯하다는 점이다. 미국 재무부 스콧 베선트 장관은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3월 12일(현지시간) 이전 선적된 러시아산 원유 및 나프타에 한해 4월 11일까지 한시적 도입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계약부터 운송, 입항까지 마쳐야 하는 도입 일정을 고려하면 남은 시간은 보름 남짓에 불과하다. 이에 더해 미국의 외교적 신뢰감이 낮은 점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늘, 내일이 다른 사람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시한이 더 앞당겨질지, 더 미뤄질지 동향을 파악하기 어려운 점 역시 즉각적인 러시아산 나프타 도입을 망설이게 되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세 번째 문제는 러시아산 나프타를 확보하더라도 국내 NCC 설비와 적합성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나프타는 비등점(끓는점) 범위에 따라 경질 나프타와 중질 나프타로 구분되는데, 현재 선적이 가능한 러시아산 나프타의 성질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NCC 설비마다 최적의 에틸렌 수율을 내기 위해 요구하는 나프타 스펙이 상이한 만큼, 단순히 물량을 확보한다고 해서 곧바로 활용이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특히 경질 나프타에 최적화된 국내 NCC에 중질 나프타를 대량 투입할 경우 코크스(탄소 침적물) 생성이 급증해 설비 수명이 단축되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나프타 스펙은 제각각”이라며 “각 기업이 직접 스펙시트를 고려해 물량을 구매하는 방안도 있으나 시간과 물량 모두 충분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네 번째 문제는 유럽발 제재 리스크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내 석유화학 다운스트림 기업 상당수가 유럽 시장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데, 러시아산 나프타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이 유럽연합(EU)의 대러 제재에 저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EU가 러시아 에너지 의존 탈피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원산지 검증이나 거래 제한 등 2차 제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셈이다.

이 같은 불확실성 속에 일부 기업들은 러시아산 나프타 도입 대신 독자적인 원료 조달 계획 수립에 나섰다. 제3국을 통한 우회 조달을 모색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계열 정유사를 통한 자체 수급으로 원료 안정화를 도모하는 기업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외 비중동국으로부터 나프타 도입을 시도하는 등 대체 공급처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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