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특별기획] 속도 올린 재건축…집값·미분양·PF 리스크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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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특별기획] 속도 올린 재건축…집값·미분양·PF 리스크 키운다

뉴스락 2026-03-28 10:41: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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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국회에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법안 발의가 잇따르고 있다.

조합 설립 동의율 완화, 건축규제 특례 확대, 상가 ‘알박기’ 방지, 정비사업 절차 간소화, 국토교통부의 정비구역 직권 지정까지 규제 완화의 범위도 빠르게 넓어지는 모습이다.

정책의 목표는 분명하다. 도심 내 주택 공급을 늘리고 사업 지연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단순하지 않다. 분양가 상승, 미분양 확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증폭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되며 규제 완화의 역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뉴스락>은 주택 공급 가속화 정책이 시장에서 어떤 연쇄 반응을 불러올지, 그 구조적 리스크를 짚어봤다.

AI 이미지 생성. [뉴스락]
AI 이미지 생성. [뉴스락]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의 출발점은 사업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있다.

현재 국회에는 재개발 조합 설립 동의율을 기존 75%에서 70%로 낮추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여야 모두에서 발의된 상태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사업 착수 요건이 완화되면서 정비사업 물량은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건축규제 완화 특례를 모든 정비사업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기존에는 공공재건축이나 역세권 사업 등에만 적용되던 건폐율, 높이 제한, 도시공원·녹지 확보 기준 완화가 일반 재개발·재건축에도 적용되는 구조다.

문제는 이 같은 정책들이 결합될 때 나타나는 ‘가격 역설’이다.

공급 확대 기대가 시장에 선반영되면서 실제 공급이 이뤄지기 전부터 분양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신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뉴스락> 과의 인터뷰에서 “동의율 완화는 사업 진입 속도를 높이는 방편은 될 수 있지만 분양가 자체를 낮추지는 않는다”며 “오히려 초기 불확실성이 줄어들면 사업권의 기대가치가 올라가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분양가 인상 압력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이어 “조합 방식 정비사업은 사업이 빨라질수록 일반분양 수입으로 공사비 상승분과 금융비용을 흡수하려는 유인이 강해진다”며 “공급은 늘었는데 정작 실수요자가 감당 가능한 주택은 별로 늘지 않는 결과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만 ‘속도전’…수요 없는 ‘밀어내기’ 공포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열린 주택정책소통관 집들이 및 소통의 날 행사에서 신속통합기획 참여단, 신혼부부 등 120명의 참석자들과 정비사업 현장 애로점 및 주거 고민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열린 주택정책소통관 집들이 및 소통의 날 행사에서 신속통합기획 참여단, 신혼부부 등 120명의 참석자들과 정비사업 현장 애로점 및 주거 고민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한 법안들도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재정비촉진사업에서 주민공람, 지방의회 의견청취, 공청회 등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된 것이 대표적이다. 사업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던 행정 지연을 줄여 정비사업을 빠르게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상가 임차인의 이른바 ‘알박기’를 방지하기 위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도 추진되고 있다.

정비구역 지정 이후 진입한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제한하고, 재건축 시 계약갱신 거절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이 골자다. 동시에 생계형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도 포함됐다.

이들 법안은 공통적으로 사업 지연 요소 제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비사업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한 셈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속도전이 오히려 미분양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질수록 공급 시점이 특정 구간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분양가 구조가 유지될 경우 수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외곽 지역이나 중소형 사업장은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경우 미분양이 빠르게 누적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재정비촉진 절차 병행 추진과 ‘알박기’ 임차인 제한 제도가 도입되면 사업 지연 요인이 줄어 정비사업 전반의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급이 앞당겨질수록 특정 시점에 물량이 몰릴 가능성도 커진다. 이 과정에서 수요가 이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면 결국 미분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 사진=국토교통부 [뉴스락]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 사진=국토교통부 [뉴스락]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누적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6년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6576가구 수준이며, 이 가운데 지방 물량이 약 4만8000가구 이상으로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준공 이후에도 분양되지 못한 이른바 ‘악성 미분양’은 2만9555가구 가운데 86.7%가 지방에 집중돼 있다.

이는 단순한 공급 부족이 아니라 지역별 수요 불균형이 이미 심화한 상태임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런 상황에서 정비사업 규제 완화로 공급이 추가 확대될 경우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 위원은 “지방은 공급 부족이 아니라 수요 부진과 가격 수용력 약화가 본질적인 문제”라며 “이런 상황에서 일률적으로 사업 문턱을 낮추면 수도권 쏠림만 강화될 뿐, 지방은 실제 흡수되지 못하는 공급만 겹겹이 쌓일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지방은 더 빨리 짓게 하는 제도가 아니라 기존 재고 흡수와 시장 정상화에 초점을 맞춘 지역 차등형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관 ‘직권 지정’…시장 외면한 ‘관제 공급’의 덫

AI 이미지 생성. [뉴스락]
AI 이미지 생성. [뉴스락]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한 또 다른 핵심 법안은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해당 법안은 지방자치단체의 지연으로 사업 추진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국토부 장관이 직접 정비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의 지자체 중심 구조에서 중앙정부 개입 구조로 권한이 확장되는 조치다.

도심 복합개발사업에서도 국토부가 직접 혁신지구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함께 추진되고 있다.

이런 정책은 공급 확대 속도를 높이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의 우려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시장 수요와 무관한 공급 확대 가능성이다. 행정 주도로 사업이 빠르게 추진될 경우 분양 시점의 수요 상황과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미분양 발생에 이어 PF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정비사업은 구조적으로 PF 의존도가 높다. 분양이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자금 회수가 가능한 구조다.

하지만 미분양이 누적되면 자금 흐름이 막히고, 사업장은 곧바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최근 금융권이 PF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사업성이 불확실한 프로젝트는 자금 조달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국토부 장관의 정비구역 직권 지정 권한이 확대되면 사업 추진 속도와 공급 확대 속도 모두 빨라질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시장 수요와 간극이 벌어질 경우 분양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분양 부진이 이어지면 미분양 물량이 누적되고, 이는 결국 사업장의 자금 회수 지연으로 이어진다.

PF 구조에 의존하는 정비사업 특성상 이러한 흐름은 곧 금융 부담으로 전이되며 일부 사업장의 경우 부실 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 위원은 “장관 직권 지정은 초기 관문을 강제로 열어 공급 신호를 주는 효과는 있지만, 뒤 단계에서 수익성과 수요 검증이 부실하면 위험을 뒷단으로 넘기는 구조가 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수요 검증이 약한 지방에서는 미분양을 통해 PF 부실을 재증폭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수요의 질적 회복과 PF의 손실흡수 구조를 함께 손보지 않고 일률적인 공급 가속화만 추구하면 리스크를 민간과 금융권으로 전가하는 결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공급 확대 정책이 실효를 거두려면 금융 안전망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최 위원은 “높은 금리와 분양가 때문에 진입하지 못하는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해 장기 고정금리나 공공보증 모기지 확대 같은 원리금 상환 완충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공급이 늘어도 실수요가 따르지 못하면 PF 불안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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