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더불어민주당 광역단체장 경선이 8월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계파 전초전'으로 부상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6·3 지방선거 후보를 가리는 경쟁이지만, 그 이면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주류 세력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축으로 한 친노·친문 세력 간 당권 주도권 경쟁이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에 서울시장·경기지사 경선 결과가 8월 전당대회의 세력 판도를 미리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
8월 전당대회, '차기 총선 공천권' 향배 좌우
민주당은 6·3 지방선거 직후인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선출한다. 해당 전당대회가 여느 때보다 무게감을 갖는 이유는 뚜렷하다. 오는 2028년 제23대 총선 공천권이 여기서 선출되는 지도부의 손에 쥐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8월 전당대회는 사실상 다음 총선의 출발선으로 평가된다.
정치권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의 당대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총리직을 내려놓고 당으로 복귀하는 형식을 취할 경우 명분은 충분하지만, 총리직 유지와의 시간 조율 문제가 남는다는 시각도 있다.
반면 정청래 대표는 연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정 대표는 탄핵 정국을 거치며 지지층을 중심으로 존재감을 키웠고, 당내 조직 장악력도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친청 진영으로서는 연임을 통해 공천권까지 확보하려는 구상으로 읽힌다.
두 진영의 힘겨루기는 전당대회 이전에 이미 시작됐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4월 광역단체장 경선이 그 무대다.
서울시장 경선서 '정원오 대 박주민' 계파 대리전
서울시장 경선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공개 칭찬을 받은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 그리고 정 대표와 함께 오랫동안 민주당에서 손발을 맞춰온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구도가 주목받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서울을 기반으로 한 중진급 인사로, 정치권의 시선은 후보 개인보다 이 경선이 뿜어내는 계파적 신호에 쏠려 있다.
지난 20일 JTBC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경선 2차 합동토론회서 박 의원은 정 전 성동구청장을 향해 도이치모터스 협찬 골프대회 참석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 선출직 공직자로서 갖춰야 될 도덕적 감수성이 매우 부족하거나 정무적 능력이 매우 부족하다"며 "전혀 민주당스럽지 않고 불안하다"고 직격했다.
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도 같은 언어가 반복됐다. 박 의원은 "우리가 민주당이란 이름으로 지켜왔고 지키려고 하는 가치와 철학이 있다"며 "민주당의 DNA가 부족하다"라고 말하며 정 전 구청장을 겨냥했다. 이튿날 기자회견에서도 언어의 수위는 더 높아졌다. 박 의원은 "민주당스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민주당이 갖고 있는 철학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공세의 핵심 논리는 '그 행동이 민주당의 정체성에 부합하느냐'는 것이다. 정책 능력이나 행정 성과가 아니라, 민주당이라는 브랜드에 어울리는 이미지인지 상대를 평가한 것이다.
반면 정원오 캠프 측은 박주민 의원의 공세에 대해 "당내 경선에 국민의힘이 제기한 도이치모터스 후원을 정략적으로 끌어들이는 모습은 이재명 대통령과 성남FC 후원을 엮었던 국민의힘 행태의 데자뷔"라고 반박했다.
정 전 성동구청장이 과반을 넘기는 표 차이로 승리할 경우, 이재명 대통령의 당내 영향력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특히 과반 이상의 득표는 단순한 경선 승리를 넘어 친명 진영의 조직력과 동원력을 입증하는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8월 전당대회에서 친명 후보의 대표 선출 가능성을 높이는 선행 지표가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박 의원이 박빙 승부를 연출하거나 역전에 성공한다면 셈법은 달라진다. 친청 진영은 정 대표의 당 장악력이 지방선거 후보 경선에서도 유효하다는 근거를 확보하게 된다. 단순한 경선 패배가 아닌 '경합'만으로도 전당대회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경기지사 경선, 추미애 vs 한준호…또 하나의 '세 대결'
경기도는 경기지사 출신 이 대통령의 핵심 텃밭으로, 경기지사 후보 선출 자체가 당내 주류 세력을 가늠하는 척도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후보 시절 수행 실장을 맡으며 친명 인사로 분류됐다. 한 의원의 경선 승리는 이 대통령의 당내 기반이 수도권 광역단위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발신할 거로 전망된다.
경기지사 선거 출마 초기에는 지지세가 미미했던 한 의원이, 본지 취재 결과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예비경선에서 김동현 현 지사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선 것으로 확인됐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경우 제22대 전반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정 대표가 역임하고 있던 위원장직을 계승 받았다는 점에서, 두 사람 사이에 정치적 유대가 형성됐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추 의원이 경기지사 경선에서 승리한다면, 이는 정 대표의 전당대회 연임 동력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거로 관측된다.
조국혁신당 변수…합당 시 전대 구도 영향
변수는 조국혁신당이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 또는 보궐선거를 통해 정치적 입지를 확보할 경우, 민주당과 합당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 대표는 정치적 기반이 친노·친문 계열에 닿아 있고, 정청래 대표 역시 유사한 정치적 궤적을 공유하고 있다. 또 두 사람은 지지 기반의 상당 부분이 겹친다. 양측 간 접점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합당이 현실화될 경우, 혁신당 지지층의 유입이 전당대회 구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대 승부 윤곽, 與 지선 서울시장·경기지사 경선서 드러난다
6·3 지방선거는 표면적으로 지역 행정을 책임질 단체장을 뽑는 선거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된다. 4월 광역단체장 경선은 각 세력의 조직력을 시험하고, 8월 전당대회를 앞둔 권력 구도를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기능할 수 있다.
특히 서울과 경기라는 수도권 핵심 지역의 결과는 8월 전당대회 흐름을 좌우할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누가 주류를 장악할 것인가. 차기 총선 공천권은 어디로 향할 것인가. 그 윤곽은 이미 4월 광역단체장 경선에서 드러나기 시작하고 있다.
[폴리뉴스 김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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