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 피해·주민 불안에 집중 포획…동물단체 "공존 방안 고민해야"
(함안=연합뉴스) 박영민 기자 = 경남 함안군이 군을 상징하는 새 마스코트로 사슴을 모티브로 한 '함토리'를 공개한 지 한 달여 만에 지역 내 야생 꽃사슴을 사살하는 불편한 상황에 놓여 고민에 빠졌다.
28일 함안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 16일 칠원읍 마우둘레길 야산 일대에서 꽃사슴 2마리를 총으로 사살한 뒤 땅에 묻었다.
주민들이 꽃사슴으로 인해 농작물이 훼손되고 마을 주변에 출몰하는데 따른 불안을 호소하자 군이 꽃사슴 집중 포획 기간을 운영한 데 따른 것이다.
군은 마우둘레길 일대 꽃사슴 10여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와 관련한 주민 민원은 현재까지 4건 접수됐다.
군은 꽃사슴 포획 허가자 8명을 선정하고, 지난 16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집중 포획 기간을 운영 중이다.
꽃사슴은 환경부가 추진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유해야생동물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피해를 본 주민은 지자체에 포획 허가를 신청할 수 있고, 지자체는 피해 상황과 개체 수 등을 조사해 다른 대안이 없을 경우 제한적으로 포획을 허가할 수 있다.
이처럼 군은 꽃사슴 출몰에 따른 집중 포획 기간까지 설정했지만, 정작 새 마스코트를 사슴에서 착안한 점이 걸리는 대목이다.
이번에 공개한 마스코트 함토리는 말이산고분군 45호분에서 출토된 사슴모양 뿔잔을 바탕으로 제작됐으며, 아라가야 시대 사슴의 신성성과 회복의 의미를 재해석한 캐릭터다.
여기에 더해 함안박물관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녹취록, 아라가야에 모인 사슴 이야기'를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릴 만큼 사슴이 지역 상징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새 마스코트의 모티브가 된 사슴이 상징물 역할보다는 오히려 주민에게 피해를 줘 사살해야 하는 현실에 공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신주운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는 "환경부가 민원 등을 이유로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했지만, 일률적으로 모든 상황에서 포획하는 게 답은 아니다"며 "함안군은 지역 상징이 사슴이라는 특수성이 있는 만큼 면역 피임이나 전기울타리 등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농민들 재산 피해가 있고, 꽃사슴 몸집이 성인 키에 이를 정도로 커 주민 불안이 컸다"며 "현재는 칠원읍 일대에서만 포획하고 있으며 추가 포획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ym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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