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동안 서울 잠실야구장을 열광하게 했던 김현수가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행선지는 정들었던 1루 더그아웃(홈)이 아니다. 처음으로 3루 원정 팀 라커룸을 쓰며 잠실 복귀전을 준비한다. 정들었던 1루를 떠나 낯선 3루 원정 라커룸에서 옛 동료들을 마주하는 얄궂은 운명의 개막전이다.
김현수(38·KT 위즈)는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KT와 LG 트윈스의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개막전에 출전한다. 부상 등의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그는 KT의 중심타자이자 1루수로서 잠실 그라운드에 나선다.
김현수가 잠실 야구장에서 원정 더그아웃을 쓰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두산 베어스(2006~2015년)와 LG(2018~2025년) 소속으로 뛰며 '한 지붕 두 가족' 라이벌전을 치를 때 숱하게 머물렀던 공간이다. 하지만 원정 '라커룸'은 이번이 처음이다. 1루와 3루에 선수단 공간이 있는 두산(1루)과 LG(3루) 선수들은 원정 라커룸을 쓸 필요가 없다.
그러나 지금 김현수는 두산도 LG도 아닌 KT 소속이다. 지난겨울 3년 총액 50억원 자유계약선수(FA)로 KT에 새 둥지를 튼 그는 프로 데뷔 처음으로(미국 메이저리그 시절 2016~2017년 제외) 잠실 '홈'을 벗어났다. KT의 일원으로 잠실을 다시 찾은 그는 처음으로 3루 원정 라커룸을 쓰게 된다.
개막전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 LG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김현수가 몸 담았던 팀으로, 2023년과 2025년 두 번의 우승을 함께 했던 팀이다. 특히 지난해 한국시리즈(KS)에선 5경기 타율 0.529, 1홈런, 8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LG가 2년 만에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LG 입장에서도 김현수는 각별한 선수다. 2018년 LG 입단 이후 특유의 솔선수범으로 팀 문화를 바꿔놓은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염경엽 LG 감독 역시 "김현수는 잊을 수 없는 선수다. 감독 커리어를 보내면서 두 번의 우승을 함께했고, 팀의 문화를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고참들과 함께 리더 역할을 훌륭히 해줬다"라며 추어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찬란했던 영광과 추억은 이제 철저한 승부의 세계 앞에 놓였다. 어제의 영웅이 오늘의 '적'이 되어 잠실 그라운드에 선다. 김현수는 지난 1월 스프링캠프 출국 당시, LG와의 개막전 각오를 묻는 질문에 "LG는 (개막전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만나야 할 상대다. 이제 난 KT 승리를 위해 뛰는 선수다. 최선을 다해 승리하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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