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취임 후 처음으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전쟁 걱정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일이야말로 서해 수호 영웅들이 우리에게 남긴 시대적 사명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 참석을 비롯해 연일 안보 관련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25일에는 한국형 전투기 KF-21 양산 1호기 출고식에 참석해 군과 개발진 등을 격려했고, 전날에는 한국석유공사 서산비축기지를 방문해 에너지 안보 현황을 점검했다.
이날도 국방부에서 열린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 참석해 전시작전통제권 회복을 통한 자주국방을 강조했다.
기념사 "평화가 밥이고 민생, 최고의 안보"…연일 안보 행보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11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전에 희생된 55명의 장병을 추모했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고귀한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55인의 서해 수호 영웅들에게 머리 숙여 깊은 경의와 추모의 마음을 전한다"며 "사랑하는 이를 가슴에 묻고 긴 슬픔의 세월을 견뎌오신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선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공짜로 누린 봄'은 단 하루도 없었고, '저절로 주어진 평화'는 단 한 순간도 없었다"며 "서해는 그 사실을 가장 뚜렷하게 증명하는 공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참전 장병들을 향해 "그날의 상처와 기억을 안고 살아가고 계신 참전 장병 여러분이 있기에 대한민국은 오늘도 굳건하다"며 "국민과 함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특별한 희생'에 대한 합당한 예우를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번영의 밑바탕에 공동체를 위한 특별한 희생이 자리 잡고 있음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며 "숭고한 헌신을 감내한 이들을 충분히 예우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느 누가 국가를 위해 앞장서 나서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국민주권정부는 여러분을 결코 외롭게 두지 않겠다"며 "반드시 기억하고, 기록하고, 합당하게 예우하겠다"고 말했다.
대북 안보와 관련해서는 "평화가 밥이고, 곧 민생이고, 최고의 안보"라며 "싸워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고,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의 책임은 분명하다. 서해 수호 영웅 그들이 목숨으로 지켜낸 바다를 더 이상 '분쟁과 갈등의 경계'가 아니라 '평화와 번영의 터전'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전쟁과 적대의 걱정이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일이야말로 서해 수호 영웅들이 우리에게 남긴 시대적 사명이라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결과 긴장이 감돌던 서해의 과거를 끝내고, 공동 성장과 공동 번영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가는 일에 온 힘을 다하겠다"며 "영웅들이 흘린 피와 땀이 명예와 자부심으로,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로 찬란하게 빛날 수 있도록 위대한 대한국민 여러분과 함께 뚜벅뚜벅 전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기념식에 앞서 유족, 참전 장병들과 함께 제2연평해전과 연평도 포격전의 전사자 묘역, 천안함 46용사의 묘역, 고(故) 한주호 준위의 묘소를 찾아 참배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 여야 지도부도 참석했다.
군 지휘관 회의 "전작권 회복 조속히"…선택적 모병제도 거론
이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 참석을 비롯해 이번 주 내내 안보 관련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에는 한국석유공사 서산비축기지를 방문해 에너지 안보 현황을 점검했으며, 25일에는 한국형 전투기 KF-21 양산 1호기 출고식에 참석해 군과 개발진 등을 격려했다.
이날도 국방부에서 열린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 참석해 전시작전통제권 회복을 통한 자주국방을 강조했다.
새 정부 출범 후 이 대통령이 전국 주요 지휘관 회의를 주재한 것은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 안보 환경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5년 차에 접어들었고 중동 전쟁도 오늘로 28일째"라며 "북한은 DMZ(비무장지대) 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국경선화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군의 최우선 책임은 어떤 도발과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는 최상의 군사대비 태세를 갖추는 것"이라며 "특히 한미동맹에 기반해 강력한 연합방위 태세를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철통같은 한미동맹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필수적 요소인 것은 맞다. 그러나 과도한 의존은 금물"이라며 "한반도 방위에 있어 우리 군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 둬야 한다"고 자주국방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영토와 국민을 완벽하게 지켜내겠다는 책임감과 결의를 가져달라. 그런 마음가짐이야말로 전작권 회복을 앞당길 것"이라고 역설했다.
미래 전장 변화에 맞춘 국방개혁 과제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여러 전쟁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전장 환경이 많이 바뀌고 있다"며 "미래 전장을 주도하려면 스마트 강군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 선택적 모병제 등 국방개혁에도 속도를 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국군 통수권자로서 더 강한 군대, 더 신뢰받는 군대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도 약속했다.
한편, 이날 이 대통령은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으로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통제 임무를 받고도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고 지휘한 조성현 대령을 처음 만났다.
이 대통령은 조 대령에게 "한 번 보고 싶었다"고 말하며 악수를 한 뒤 현장을 떠났다.
다음은 이 대통령 기념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서해 수호 유가족과 참전 장병 여러분, 그리고 귀한 자리를 함께 빛내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
고개를 들어 푸르른 서해를 바라볼 때마다 이 바다를 지켜낸 영웅들의 숨결이 함께 밀려옵니다.
포화와 혼돈 속에서도 주저함이 없던 그대들의 눈동자는 조국의 밤하늘을 밝히는 '호국의 별'이 되었습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보여준 불굴의 의지와 전우애가 대한민국 국군 장병들의 몸과 마음에 깃들어, 오늘의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있습니다.
고귀한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55인의 서해 수호 영웅들에게, 머리 숙여 깊은 경의와 추모의 마음을 전합니다.
사랑하는 이를 가슴에 묻고 긴 슬픔의 세월을 견뎌오신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날의 상처와 기억을 안고 살아가고 계신 참전 장병 여러분, 여러분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은 오늘도 굳건한 것입니다. 국민과 함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국민주권정부는 여러분을 결코 외롭게 두지 않겠습니다. 반드시 기억하고, 기록하고, 합당하게 예우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선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공짜로 누린 봄'은 단 하루도 없었고, '저절로 주어진 평화'는 단 한 순간도 없었습니다.
서해는 그 사실을 가장 뚜렷하게 증명하는 역사적 공간입니다.
한치의 방심도 허락할 수 없던 '조국의 최전선'이고, 생과 사가 달린 소중한 삶의 터전이었으며, 공동체가 함께 지켜낸 국민의 바다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랑스러운 우리 해군과 해병대 장병들이 거친 파도를 헤치며 조국의 바다를 수호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해양 경찰들도 국민의 삶과 나라의 경제를 지켜내고 있습니다.
최전방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서해5도 주민들, 어선들의 뱃길을 안전하게 밝혀주는 등대의 공직자들, 깨끗한 서해를 위해 땀 흘리는 자원봉사자들까지, 모두가 서해를 수호하는 또 다른 주인공들입니다.
이처럼 묵묵한 노력과 이름 없는 희생들이 한 데 모여 우리의 바다는 분단의 상흔을 극복하고 대한민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기회와 희망의 통로'로 거듭났습니다.
영웅들이 피땀으로 지켜낸 넓은 바다 위에, 대한민국 경제와 산업이 미래를 향해 도약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번영의 그 밑바탕에 공동체를 위한 특별한 희생이 자리 잡고 있음을 결코 잊어선 안 됩니다.
숭고한 헌신을 감내한 이들을 충분히 예우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그 어느 누가 국가 공동체를 위해 감시 앞서 나서겠습니까.
국민주권정부는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보훈 사각지대를 빈틈없이 채워가고 있습니다.
올해 5월부터, 생활이 어려운 참전유공자 배우자에게 매달 생계지원금이 지급될 것입니다.
단장(斷腸)의 아픔을 겪어야 했던 유가족들이 생존 걱정까지 떠안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나라를 지키다 다친 분들의 삶을 끝까지 책임지는 일은 마땅하고 또 당연한 국가의 책무입니다.
2030년까지 보훈 위탁 의료기관을 전국 2000곳으로 확대하여 국가유공자들이 가까운 병원에서 언제든지 편리하게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군 복무의 시간이 사회에서 정당한 자산으로 평가받을수록, '제복 입은 시민'들이 자긍심을 갖고 복무에 임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공공부문에서 제대군인의 호봉이나 임금을 산정할 때, 근무 경력에 반드시 의무복무기간을 포함하도록 했습니다.
국가와 공동체를 위한 희생에 합당한 대우로 보답하면 할수록 우리의 안보는 더욱 튼튼해지고,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향해 한 걸음씩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55인의 서해 수호 영웅들이 피와 땀으로 지켜낸 것은 단지 '바다 위의 경계선'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걱정 없이 누리고 있는 오늘의 일상이자, 우리의 후손들이 두려움 없이 꿈을 키울 수 있는 내일이었습니다.
이제 우리의 책임은 분명합니다.
그들이 목숨으로 지켜낸 바다를 더 이상 '분쟁과 갈등의 경계'가 아니라 '평화와 번영의 터전'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평화가 밥이고, 평화가 곧 민생이고, 평화가 최고의 안보입니다. 싸워서 이기는 것도 중요합니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은 더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입니다.
강력한 국방력으로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의 영토를 흔들림 없이 지켜내는 동시에, 전쟁 걱정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일이야말로 서해 수호 영웅들이 우리에게 남긴 시대적 사명이라 믿습니다.
오늘, 호국 영령들의 넋을 기리며 다짐합니다.
대결과 긴장이 감돌던 서해의 과거를 끝내고, 공동 성장과 공동 번영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가는 일에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영웅들이 흘린 피와 땀이 명예와 자부심으로,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로 찬란하게 빛날 수 있도록 위대한 대한국민 여러분과 함께 뚜벅뚜벅 전진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서해 수호 영웅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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