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단·용기로 번진 나프타 불안···패션·뷰티 밑단 흔드는 공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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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단·용기로 번진 나프타 불안···패션·뷰티 밑단 흔드는 공급망

이뉴스투데이 2026-03-27 1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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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화장품 매장.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화장품 매장.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중동발 원자재 쇼크의 불똥이 패션·뷰티 산업의 기초 소재로 확산하고 있다. 나프타(납사) 수급 차질이 합성수지 가격 상승을 넘어 폴리에스터, 화장품 용기 등 산업 하부 조직의 원가 압박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기업들의 상품 설계 고민이 커질 전망이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자정을 기해 ‘나프타 수출제한 및 수급 안정을 위한 규정’이 관보에 고시, 즉시 시행된다. 이번 조치는 일단 5개월 동안 유지된다.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은 폴리에스터·스판덱스 등 합성섬유와 화장품 용기·펌프·필름에 활용되는 주요 기초 소재다. 원유에서 나프타, 다시 합성수지로 이어지는 동일한 원료 체계에 기반하는 구조로, 이 때문에 유가 변동의 1차 영향이 판매가보다 먼저 원단과 포장재 등 소재 단계에서 나타날 수 있다.

중동전쟁의 여파로 나프타 공급이 흔들리면서 에틸렌 생산 차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합성수지 전반의 가격 변동성과 공급 불안이 동시에 확대되며 패션과 뷰티 산업으로 영향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유가 상승 자체보다 원유-나프타-합성수지로 이어지는 공급망 구조의 불안정성에 있다. 주요 원단과 부자재가 동일한 원료 체계에 묶여 있는 만큼, 특정 구간의 차질이 산업 전반으로 연쇄적으로 전이되는 구조다.

시장의 충격은 패션·뷰티 산업의 운영 방식과 맞물리며 파급력을 키우고 있다. SNS와 플랫폼을 기반으로 상품 회전 속도가 빨라지고, 기획 주기가 짧아지면서 브랜드는 빠른 생산과 촘촘한 SKU 운영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원재료 변동성이 커질 경우 이러한 구조는 곧바로 상품 기획과 출시 일정, 프로모션 구성까지 영향을 받는 취약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화장품 산업은 용기와 포장재 비중이 높은 만큼 영향이 직접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 더해 공급 지연이 동반될 경우 수익성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LG생활건강은 현재까지는 안정적인 공급을 유지하고 있으나,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재고 비축과 공급처 다변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국콜마는 외부 협력사 조달과 패키징 자회사를 활용해 공급 리스크를 분산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통상 2~3개월 수준의 재고를 기반으로 단기 대응은 가능하지만, 상황이 길어질 경우 부담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13일 오전 서울 성동구 ‘쿠팡 살롱 드 알럭스(Salon de R.LUX) 팝업스토어’를 찾은 방문객들이 진열된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13일 오전 서울 성동구 ‘쿠팡 살롱 드 알럭스(Salon de R.LUX) 팝업스토어’를 찾은 방문객들이 진열된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패션업계는 단기적으로는 비교적 여유가 있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 상품 특성상 봄·여름(SS) 시즌 물량이 이미 확보돼 있어 즉각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합성섬유 원가 상승과 물류비 부담이 누적될 경우 내년 시즌부터 영향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물산,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FnC 등 주요 업체들은 현재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고유가·고환율·고운임 환경이 지속될 가능성을 고려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청한 대형 패션기업 관계자는 “원단을 선구매해 재고를 기반으로 생산이 이뤄지는 구조라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상황이 길어질 경우 원가 상승과 수급 부담이 본격화될 수 있다”며 “소재 변경이나 사양 조정 등 다양한 대응이 검토될 수 있으나 아직 업계 전반의 주요 이슈로 부각된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안은 단기적으로는 재고를 기반으로 대응이 가능하지만, 장기화될 경우 가격 인상보다 상품 구조 변화와 공급 안정성 문제로 영향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상품 설계 단계에서의 대응이 먼저 나타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원단 혼용률 조정, 부자재 단순화, 포장 사양 축소, SKU 축소 등으로 원가 부담을 흡수하려는 움직임이 선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소량 생산 중심의 인디 브랜드나 중소업체는 원가 상승을 자체적으로 흡수하기 어려워 영향이 더 빠르게 반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글로벌 뷰티 기업인 B사의 한 관계자는 “공급업체에서 용기 가격 인상 움직임이 있으나 그 수준이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크게 체감되는 수준은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까지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어서 면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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