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배심원에 질문 집중·민원성 질문 등 숙의 기능 약화
짧은 답변 시간 한계·이미지 경쟁 "실효성 의문"
(목포=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에서 처음 도입된 정책배심원제가 여러 문제점을 드러내며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27일 오후 전남 목포수산물유통센터에서 열린 서부권역 정책배심원 심층토론회는 무작위로 선정된 배심원이 후보자에게 직접 질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는 기존 연설·공방 중심 토론에서 벗어나 정책 검증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배심원이 공통 질문을 하거나 특정 후보를 지목해 질의하는 '즉문즉답' 방식이 도입되면서, 후보의 순발력과 정책 이해도를 동시에 검증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됐다.
시민배심원제와 달리 배심원에게 후보 선출권을 부여하지 않는 대신 '숙의 민주주의' 개념을 도입해 정책 검증의 심층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날 실제 운영해보니 이러한 취지를 살리지 못한 장면이 연출됐다.
배심원 30명을 대상으로 한 추첨 방식 질문에서 상당수 배심원이 연이어 질의를 하지 않으면서 토론 흐름이 끊겼고, 결국 자발적으로 손을 든 배심원에게 기회가 넘어가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주도권 토론에서도 기존 방송 토론과 유사한 공방이 반복되며 기존 토론회의 부정적 요소를 답습하는 것처럼 비쳐졌다.
특히 일부 후보는 답변 시간 보장을 요구하거나 자신의 주장 위주로 발언을 이어가며 상호 간 갈등이 노출돼 정책 심층 검증이라는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자 진행 역시 매끄럽지 못해 질문자와 답변자를 혼동하는 장면이 나오거나 발언 시간 통제가 반복되면서 토론 흐름이 자주 끊겼다.
답변 시간이 30초~1분으로 제한되면서 후보 발언이 중간에 제지되는 사례가 이어졌고, 4분으로 주어진 주도권 발언도 시간 제약 속에 충분한 논의로 이어지지 못했다.
배심원단 즉문즉답에서도 한계가 드러났다.
추첨된 후보를 대상으로 배심원이 추가 질문을 하는 방식이었지만, 일부 배심원이 여러 차례 질문을 이어가는 반면, 상당수는 질문 기회를 얻지 못해 참여도가 고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질문 내용도 지역 현안에 대한 정책 검증과 함께 개인 경험에 기반한 민원성 질의가 섞이면서 유권자 전체를 대표한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일부 후보가 배심원 질문에 직접 답하기보다 자신의 입장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배심원에 대한 존중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제도적인 한계도 여전히 지적된다.
이번 정책배심원제는 배심원에게 투표권이 없는 '검증형 모델'로, 경선 결과는 권리당원 투표와 여론조사로 결정된다.
이 때문에 정책배심원제가 자칫 '정책 검증'보다는 '이미지 경쟁'이나 '이벤트성'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정책배심원제가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운영 방식과 제도 설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이번 전남광주 경선이 일회성 실험에 그칠지 여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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