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중지 해제 전 재발방지대책 수립·이행계획서 제출 의무
전문가들 "원인도 모르는데 재발 방지책 준비는 어불성설"
(대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대형 화재로 작업이 전면 중지된 대전 대덕구 문평동 소재 안전공업 본사와 공장 생산설비 일부를 다른 곳으로 이전해 재가동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생산설비를 옮기려면 노동 당국이 작업 중지 명령을 해제해야 하는데, 이 경우 재발 방지 대책 수립과 이행계획서 제출이 의무다.
불이 난 지 1주일이 갓 지난 안전공업이 관련 서류를 준비하기 요원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27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안전공업은 최근까지 대전고용노동청과 대전시청 등 관계기관에 본사와 문평동 1공장 내부의 일부 생산설비를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다.
안전공업은 작업이 전면 중지된 1공장이 아닌 연면적 4천791.54㎡의 대화동 2공장에서 자동차용 엔진밸브를 제조 중이다.
안전공업은 화재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긴급생계비 지원, 직원 월급 지급 등을 이유로 본사 내 일부 PC와 서버를 옮길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요청, 허가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노동 당국은 압수수색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던 PC와 서버 반출은 허용하되 생산공정과 관련된 설비 이전은 허락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고용노동청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한 작업장 내부 생산시설 이전은 작업 중지 명령이 해제되어야만 가능하다"며 "사측이 재발 방지 대책과 이행계획서를 제출하고 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해제 허가를 받아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작업 중지 해제 신청 절차를 설명했지만, 안전공업이 정식으로 신청서를 제출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화재 발생 1주일이 갓 지난 상황에서 작업 중지 명령 해제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채진 목원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화재에 대한 원인과 안전관리 미흡 여부 등이 반드시 규명되어야 재발 방지 대책이나 이행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며 "대규모 참사의 원인 규명에 몇개월이 소요될지 가늠도 못 하는데 사측이 재발 방지 대책 서류를 먼저 준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역시 "원인이 비교적 간단한 재해 사업장의 경우에도 통상 작업 중지 해제까지는 최소 한 달 이상 소요된다"며 "안전공업은 불이 난 곳뿐만 아니라 2공장도 포함해 안전관리 전반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볼 때 지금 설비를 다른 공장으로 옮기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coo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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