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금리 오르고 가계는 하락... 예대금리차 2.26%p 확대
수신금리 연 2.83% 상승세... 대출금리 연 4.26% 동반 오름세
저축은행·새마을금고 예금금리 일제히 상승... 서민 금융 부담 가중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사진=뉴시스
[포인트경제] 은행권 예금 금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지만, 정작 돈을 빌려 써야 하는 기업과 가계의 이자 부담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수치상 가계대출 금리가 소폭 하락하며 숨통이 트이는 듯 보이지만, 기업 대출은 시장 금리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영하며 산업계의 비용 압박을 키우는 모양새다. 특히 은행들이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를 이용해 챙기는 '마진'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어 서민과 기업의 체감 경기는 지표보다 훨씬 더 차가울 전망이다.
예금·대출 금리 동반 상승... 가계·기업 간 ‘온도 차’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2.83%로 전월 대비 0.05%p 상승했다. 대출금리 역시 연 4.26%를 기록하며 전월보다 0.02%p 올랐다.
이번 통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가계와 기업 대출 금리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다. 기업대출 금리는 0.05%p 오르며 전체 대출 금리 상승을 견인한 반면, 가계대출 금리는 0.05%p 하락하며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이는 은행권이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가산금리를 조정한 결과로 풀이되지만, 신규 취급액이 아닌 '잔액' 기준 총대출금리는 연 4.27%로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 /한국은행
벌어지는 예대금리차... 은행권 ‘이자 장사’ 논란 가중
실제 은행들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총대출금리와 총수신금리의 차이)는 2.26%p로 전월보다 0.02%p 더 벌어졌다. 신규 대출자들에게는 일부 금리 혜택이 돌아갔을지 몰라도, 기존에 대출을 보유한 대다수 차주와 기업들은 여전히 높은 이자 비용을 감당하고 있다는 의미다.
비은행권의 상황은 더욱 엄중한 상황으로 상호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0.05%p 오를 때 대출금리는 그 세 배에 가까운 0.14%p 뛰었다. 새마을금고와 신용협동조합 등 서민 금융기관의 예금금리도 일제히 상승하며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진 만큼, 향후 취약 차주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금융권에서는 가계대출 금리가 소폭 내렸다고는 하나 시장 금리의 불확실성이 여전해 이를 본격적인 하락 신호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히려 예대금리차가 확대되고 기업 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실물 경제 전반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예대금리차 확대를 예의주시하며 금리 산정 체계의 투명성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과도하게 올리거나 예금 금리 인상을 억제해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됨에 따라, 매월 공시되는 예대금리차 비교 공시를 통해 시장의 자율적인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또한 고금리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위해 저금리 대환대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안전망 확충에도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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