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임준혁 기자 | 반도체·우주항공·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산업가스의 중요성도 덩달아 부각되고 있다. 포스코는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산업가스 사업을 미래 성장 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포스코는 다음 달 광양에서 국내 유일의 희귀가스 '풀벨류체인(Full Value Chain)'을 구축하는 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번 준공은 포스코가 철강을 넘어 첨단산업의 ‘숨은 동맥’ 역할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산업가스는 산업 현장에서 공정과 생산 활동에 사용되는 기체 상태의 물질로 대표적으로 △일반가스(산소·질소·아르곤) △희귀가스(Ne·Xe·Kr·He) △특수가스(NF3·WF6·SiCl4) 등으로 구분된다. 각 가스는 특성에 따라 용도와 활용 분야가 다양해 ‘산업의 동맥’으로 불린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잇따르면서 해외 공급 의존도가 높은 희귀가스 등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 높은 해외 의존도...국산화·공급망 다변화 필수
글로벌 리서치 기관에 따르면 반도체 시장은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8.6% 성장해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AI)·HBM·DDR5 등 고부가 메모리와 첨단 로직 반도체 수요가 이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주항공 산업 역시 민간 위성, 우주탐사, 항공우주 분야 확대로 2040년 1조달러 이상 규모로 시장의 성장이 기대된다.
이러한 첨단산업의 생산라인에는 고순도 산업가스와 희귀가스가 필수다. 무엇보다 희귀가스는 안정적인 공급망이 핵심 경쟁력이다.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세계 네온(Ne)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던 우크라이나 주요 생산시설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정에 차질이 발생한 사례는 공급망 리스크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이 사건은 국내 생산 기반 확보와 공급망 다변화의 필요성을 각인시켰다.
포스코는 제철소 운영 과정에서 산업가스 수요가 크고 안정적인 공급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인식해 산소공장을 제철소 내부에 설치·운영하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2021년 산업가스 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이듬해 국내 유일의 크루드(Crude) 희귀가스(네온) 생산을 시작했고 2023년에는 산업가스사업부를 독립 조직으로 확대·개편했다. 지난해에는 특수가스 시장까지 진입하며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 2021년 산업가스 사업 육성...포트폴리오 확장
일반가스 분야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공기분리장치(ASU) 20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50년 이상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산소, 질소, 아르곤 등을 제철소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철강 외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이고 있으며 작년 9월에는 포항 영일만산업단지 내 1만7000㎡(약 5000평) 부지에 신규 ASU와 저장설비를 구축, 이차전지 특화단지 입주기업에 공급을 시작했다.
포스코는 2024년 8월 ‘포스코중타이에어솔루션’을 설립해 네온(Ne), 제논(Xe), 크립톤(Kr) 등 고순도 희귀가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기반을 마련했다. 다음 달 준공 예정인 이 공장은 포스코 제철소의 대형 ASU에서 생산되는 국내 유일의 크루드 희귀가스를 공급받아 고순도 제품을 제조한다. 완공 시 국내 반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게 되며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희귀가스의 국산화를 실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반도체 특수가스 분야에서도 포스코는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025년 켐가스코리아 지분 100% 인수와 퓨엠 지분 40% 확보를 완료하며 사염화규소(SiCl4), 프로필렌(C3H6), 저메인(GeH4), 인산(H3PO4) 등 다양한 반도체용 특수가스를 국내외 반도체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다. 또 포항산업과학기술연구원(RIST)과 협력해 친환경 특수가스 및 신규 반도체 소재 개발을 추진하며 품목 다각화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
포스코는 일반가스 부문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와 해외 설비 투자 검토, 희귀가스 부문에서 합작회사(JV)를 통한 국산화 및 글로벌 공급, 특수가스 부문에서 사업회사 간 시너지와 품목 다각화를 통해 산업가스 전 영역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철강·제철소 운영으로 쌓아온 설비 운영 경험과 생산·안전·기술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첨단산업에 필요한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국내 제조업의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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