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빚을 갚기 버거운 ‘고위험 가구’ 가운데 청년층 비중이 34.9%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택 구입과 주식 투자 등을 위해 대출을 활용하는 청년이 늘면서 상환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한국은행이 최근 공개한 ‘금융 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우리나라의 고위험가구는 45만9000가구로 2024년 3월(38만6000가구)와 비교해 18.9% 늘었다. 부채를 보유한 가구 중 고위험 가구 비중도 같은 기간 3.2%에서 4.0%로 상승했다.
고위험 가구란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 가운데 원리금 원금 이자 부담이 커 보유 자산을 처분하더라도 부채를 상환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인 가구를 의미한다. 연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을 뜻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초과하고 자산 대비 부채 비율(DTA) 역시 100%를 넘는 가구다.
이들 고위험 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 규모도 빠르게 늘었다. 전체 금융부채의 6.3%에 해당하는 96조1000억원으로, 2024년 3월(4.9%, 72조2000억원)과 비교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지방 부동산 경기 부진이 이어진 데다 가계대출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부채 규모가 빠르게 불어나면서 채무 상환 부담이 지속된 데 따른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고위험 가구 중 청년층(20~30대)이 차지하는 비중은 34.9%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3월(22.6%)에 비해 12.3%p나 늘어난 수치다. 40, 50대 비중이 53.9%로 가장 크긴 했으나 2020년 3월 대비 5.9%p 줄었다. 60대 이상 비중도 같은 기간 17.6%에서 11.2%로 떨어졌다.
이를 두고 한국은행은 “국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이후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과 자산 축적도가 낮은 청년층 가구가 주택 구입, 주식투자 등을 위해 부채차입에 나서면서 여타 연령층에 비해 청년층 고위험가구의 증가폭이 더욱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고위험가구의 채무상환능력은 일부 자산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그간의 금융여건 완화로 차주의 이자부담도 경감되면서 지난해 3월 이후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만 청년층을 중심으로 고위험가구가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주택시장의 회복세가 지연되고 금융자산 가격의 조정 등이 동반될 경우 부채증가가 컸던 고위험가구를 중심으로 상환 부담이 크게 확대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청년 부채 문제가 금융을 넘어 주거·고용 구조와 맞물린 복합 위기라는 점에서 단편적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년층의 주거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한편, 상환 능력에 기반한 맞춤형 금융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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