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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골격계 특화 의료 AI 스타트업 코넥티브(대표 노두현)가 수술 보조 휴머노이드 로봇 ‘CONNEVO Zett’를 처음 공개하며, 인공지능(AI) 기반 의료영상 분석을 수술 단계와 물리적 작업까지 확장하는 전주기 플랫폼 구축 전략을 제시했다.
코넥티브는 2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서 개최한 프레스데이에서 서울대병원과의 공동 R&D 계약 체결 사실을 밝히고, 기술 로드맵을 공개했다. 또한 개발 중인 수술 로봇 ‘CONNEVO ORCA’와 수술 보조 휴머노이드 ‘CONNEVO Zett’시연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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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과 함께 MSK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서울대병원 헬스케어AI연구원(HARI)과의 공동 R&D 계약은 지난 19일 체결됐다. 양측은 서울대병원 그룹이 보유한 약 450만 장의 X선 영상과 코넥티브 데이터 30만 장을 결합한 총 480만 장 규모의 MSK 데이터를 기반으로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다만 파운데이션 모델을 의료기기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부위·질환별 성능 검증과 인허가 방식에 대한 과제가 남아 있다.
이형철 서울대학교병원 헬스케어AI연구원 부원장은 “기존 의료 AI는 특정 작업에 특화된 단일 모델 중심이라 확장에 한계가 있었다”며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다양한 부위와 질환에 적용 가능한 플랫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근골격계 분야는 수요가 크지만, 부위별로 모델을 따로 개발해야 하는 구조적 제약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두현 코넥티브 대표(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2017년 진료를 시작하면서 기존 EMR·PACS 시스템으로는 하고 싶은 것의 절반밖에 할 수 없다는 한계를 느꼈다”며 “기존 시스템에 AI를 추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진단부터 수술까지 이어지는 플랫폼을 새로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코넥티브는 2021년 창업 이후 투자를 유치하고 지난해 12월 의료기기 인허가를 획득하며 사업화를 진행해 왔다.
현재 무릎 관절염과 척추 질환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의 국내 인허가를 마치고 병원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병원에서는 X선 촬영 이후 AI 분석 결과를 리포트 형태로 제공하고, 이를 진료 과정에서 활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노 대표는 “인허가 이후 3개월 만에 30여 개 병원에 설치됐다”며 “올해를 확산 단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유럽 CE 인증을 확보했으며, 싱가포르 인허가 승인을 앞두고 있다. 일본은 올 상반기 중 인허가를 추진 중이며, UAE 현지 병원과의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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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AI를 넘어 수술 현장으로…피지컬 AI 확장의 배경
의료 AI 시장에서 영상 진단 분야는 이미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식약처 인허가를 받은 의료 AI 제품만 300여 개에 이르지만, 수술 영역은 다르다. 노 대표는 수술 영역에는 아직 로봇이나 AI가 적용된 솔루션이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기존 시스템 구조에도 있다. 현재 병원에서 쓰이는 EMR·PACS는 단방향 입력과 저장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AI와 결합하거나 기능을 확장하는 데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게 회사의 판단이다. 코넥티브 소프트웨어·AI 개발을 총괄하는 도정현 이사는 “질환별로 AI 모델을 하나하나 만들다 보면 끝도 없이 수렁에 빠진다”며 “하나의 플랫폼 위에서 여러 기술을 플러그인 형태로 연결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코넥티브가 지향하는 것은 진단 데이터가 수술 계획으로, 수술 계획이 로봇 실행으로 이어지는 전주기 흐름이다. 손진호 서강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기존 기술에 AI를 얹는 방식이 아니라 데이터 레이어부터 파운데이션 모델, 로봇 실행까지 풀스택으로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피지컬 AI 첫 공개…수술 로봇과 휴머노이드
코넥티브는 이러한 전주기 확장 계획을 실현할 수술 로봇 ‘CONNEVO ORCA’를 이날 행사에서 선보였다. 기존 수술 로봇이 센서와 트래커 기반으로 뼈 위치를 파악하는 방식과 달리, 3D 비전 기반 포인트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수술 계획 수립 과정을 자동화하는 접근을 제시한 로봇이다. 수술 전 AI가 수립한 계획 데이터가 수술실 로봇으로 연결되는 구조로, 진단과 수술 단계를 연계하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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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표는 기존 수술 로봇 대비 차별점으로 “수술 시간 단축, 보조 인력 의존도를 줄이는 솔로 어시스트 기능, 핀 삽입 관련 부작용 최소화 세 가지”를 꼽았다. 회사는 AI 기반 수술 계획 자동화를 통해 수동 설계 시간을 1분 이내로 단축하고, 전체 수술 시간도 약 20분 줄이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임상 검증 목표로는 핀 부작용 제로와 1mm 이내 정확도를 제시했으며, 8개 의료기관과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 시연은 모형을 활용한 프로토타입 수준으로, 실제 임상 환경에서의 정밀도와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단계다.
코넥티브는 수술 보조 휴머노이드 로봇 ‘CONNEVO Zett’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카트 본체에서 상반신이 올라오며 양팔을 펼치는 모습에 시선이 집중됐다. Zett는 개발 착수 약 100일 만에 선보인 프로토타입으로, 절개·봉합을 수행하는 수술 로봇과 달리 수술 중 조직을 고정하거나 당기는 등 보조 인력이 수행하던 작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목표로 한다. 코넥티브는 좁은 수술실 환경을 고려해 카트에 접히는 구조로 설계했으며, 보조 작업 범위를 넓히기 위해 팔은 길게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인허가·멸균·임상 검증…상용화까지 관문 남아
코넥티브는 ORCA와 Zett가 현재는 별도로 개발되고 있지만, 지향점은 하나의 플랫폼이며 Zett에서 개발되는 피지컬 AI 기술을 다른 제품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곽호성 CTO는 “Zett는 아직 선행 연구 단계로 상용화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피지컬 AI 기술 개발과 함께 시장 상황을 보면서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메라 등에 오염물이 튀는 상황 등 정형화되지 않은 환경에 대한 대응 방안은 상용화 단계에서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멸균과 오염 대응 문제를 과제로 언급했다.
코넥티브는 Zett를 의료기기로 분류하고, 2등급 인허가를 먼저 취득한 뒤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3등급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등급 인허가 시점은 내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넥티브는 AI 진단에서 수술, 수술 보조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플랫폼을 목표로 제시했다. 다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 구현되기까지는 각 단계별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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