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이창호 기자] 국회예산정책처가 27일 발표한 '2026년 NABO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기존 1.9%에서 2.0%로 0.1%p 상향 조정했다. 건설 부문의 극심한 침체라는 악재 속에서도 AI 열풍에 올라탄 반도체 수출 호황이 한국 경제의 '심폐소생술'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전망의 핵심 동력은 단연 반도체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공급 부족 현상과 가격 강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설비투자와 수출이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실질 총부가가치 증가율은 민간소비 개선과 반도체 수익성 확대에 힘입어 2.1%를 기록할 것으로 예견됐다.
주요 기관들 역시 한국 경제의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일찌감치 2.0% 성장을 점쳤으며, KDI와 IMF도 1.9%로 전망치를 높여 잡았다. 반면 OECD는 대외 불확실성을 근거로 기존 2.2%에서 1.7%로 대폭 하향 조정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지표상 성장은 뚜렷하지만 서민들의 지갑 사정은 여전히 팍팍할 것으로 보인다.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기업 이익의 가파른 회복세 덕분에 6.1%라는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하지만 가계가 실제로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가계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4.6%에 그쳤다. 국가 전체의 소득 증가 속도를 가계가 따라가지 못하는 소득 격차 심화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또한,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을 의미하는 잠재성장률은 지난 전망과 동일한 1.8%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인구 구조 변화와 생산성 정체라는 근본적인 숙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가장 큰 암초는 중동이다. 중동 전쟁 발발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가 고조되면서 원유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NABO는 이번 보고서에서 중동 사태 전개 양상에 따른 (조기 정상화: 기준 시나리오) 연평균 유가 75달러 선 유지 시 2.0% 성장 가능, (전쟁 장기화:비교 시나리오) 연평균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할 경우, 물가 폭등과 함께 성장률이 최대 0.3%p 추가 하락할 위험 존재 등 시나리오 분석을 별도로 내놓았다.
사실상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 2%대 성장은 수치상에만 존재하는 '희망사항'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한편,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추진 중인 '전쟁 대응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은 이번 전망치에 포함되지 않았다. 보고서 발간 시점이 추경안 제출 이전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추경 투입이 내수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 국회 예결위의 추경 심사 과정에서 경제성장률의 추가 상향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조만간 추경안에 대한 정밀 분석 보고서를 별도로 발간해 의정 활동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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