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조작에 따른 사법 쇼"…민중당, 지지자들에 "29일 거리로"
제1야당 국민당 "사법부가 정치적 도구로 전락" vs 집권 민진당 "사법부 존중"
中 "민진당 녹색 테러" vs 대만 정부 "중국공산당이 왈가왈부할 필요 없어"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지난 대만 총통 선거(대선)에서 3위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제3세력' 민중당의 커원저 전 주석이 비리 혐의 등으로 1심에서 17년형을 선고받자 커 전 주석이 "항복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현지 정가에 후폭풍이 일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대만중앙통신·연합조보 등에 따르면 커 전 주석은 이날 법원 판결 후 기자회견에서 "(재판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손가락으로 정면을 가리키고 라이칭더 대만 총통을 부르며 "나는 절대 항복하지 않을 것",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집권 민진당을 향해 "커원저 한 명을 부숴버려서 향후 선거에 장애물을 제거할 수 있겠지만, 아직 수천만의 '작은 풀'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만 검찰은 2024년 12월 타이베이 시장 시절 있었던 경화성(징화청) 쇼핑센터 용적률 상향 관련 뇌물 수수, 정치헌금법 위반 등 4개 혐의와 관련해 그를 기소했고, 타이베이 지방법원은 이날 17년 징역형과 공직 출마 등 공민권 박탈 6년을 선고했다.
그가 항소를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지지만, 관련법에 따라 10년 이상 유기징역을 선고받은 경우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총통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커 전 주석이 2028년 총통 선거에 출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상태다.
커 전 주석은 쇼핑센터 용적률 사건에 대해 "진상 추구가 아니다. 이미 잘 쓰인 정치적 각본의 뒤처리를 위해 모든 증거 규칙을 포기하고 증언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였다. 절차적 정의가 완전히 사라졌다"면서 "정치적 조작에 따른 사법 쇼"라고 비판했다.
이어 "나는 이익을 도모하거나 횡령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 민중당 주석인 황궈창은 "영락없이 죄명을 꾸며낸 판결이다. 민중당은 두려워하거나 위축되지 않으며, 더 단결해 커원저와 동행할 것"이라며 이미 대중들에게 29일 거리로 나서자고 호소했다고 밝혔다.
명문대를 졸업한 의사 출신 커원저는 타이베이 시장을 2번 연속 맡으면서 대선 후보로 부상했고, 2019년 대선 출마 선언 후 민중당을 창당했다. 2024년 대선에서는 정치적 양극화와 물가 상승 등에 불만을 가진 청년층 지지를 바탕으로 26%대 득표율로 3위를 기록했다.
그의 정치적 미래는 대만 정국과도 관련 있는 만큼 대만 정계와 중국도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제1야당 국민당은 "이번 판결은 사회적 의혹을 규명하지 못했고 오히려 '사법부가 정치적 도구로 전락했다'는 대중의 부정적 견해를 심화시켰다"며 "법에 따른 커원저의 구제권 행사를 굳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민진당은 "사법부를 존중하며 개별 사안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비판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당사자가 사법부를 존중하고 용감히 마주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대만 문화대학 취자오샹 교수는 커 전 주석이 이미 정치적 동원령을 내렸다면서, 민진당과 민중당 간 연합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진 반면 제1야당 국민당과 민중당의 연합 가능성은 커졌다고 해석했다.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펑롄 대변인은 이날 "라이칭더 당국이 정치적 사익 추구를 위해 함부로 사법부를 좌지우지하며 정치적 반대파를 탄압했다"면서 민진당의 상징색이 녹색임을 겨냥해 '녹색 테러'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진당에 대한 대만 내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많은 불의를 저지르는 자는 반드시 자멸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이번 판결은 사법기관이 독립적으로 한 것이라며 "중국공산당이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고, 통일전선에서 이익을 얻으려 할 필요는 더욱 없다"고 맞섰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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