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대한민국은 평가전에서도 선수풀을 넓힐 생각이 없는데, 덴마크는 지면 끝장인 토너먼트 형식 예선에서 새로운 선수들을 실험했다. 생존뿐 아니라 체력 안배, 신예 발굴까지 세 가지 효과를 누렸다.
27일(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D패스 준결승에서 덴마크가 북마케도니아에 4-0 완승을 거뒀다.
덴마크는 4월 1일 체코와 본선 티켓을 놓고 최후의 한판을 갖는다. D패스를 통과한 팀은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과 같은 A조에 편성되기 때문에 한국 입장에서 관심이 많이 가는 대진이었다.
전력상 몇 수 위였지만 토너먼트에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덴마크는 이변의 가능성을 최소화하면서, 일단 기회를 잡았을 때 제대로 몰아쳐 승리를 따냈다. 마냥 소극적으로 경기하면 오히려 북마케도니아의 공격권을 허용할 수 있지만 덴마크는 확실하게 주도권을 유지하면서 상대가 제대로 역습하지 못하게 예봉을 미리 꺾었다. 비록 공격전개가 투박해 전반전은 무득점으로 보냈지만, 후반전에 상대 골키퍼와 수비수가 충돌하는 변수를 틈타 선제골을 넣은 뒤 폭풍같이 몰아쳐 점수차를 확 벌렸다.
여유가 생긴 덴마크는 교체카드를 많이 쓰며 체력을 안배하기 시작했다. 먼저 멀티골을 달성한 윙어 구스타브 이삭센을 베테랑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으로 교체해 이삭센의 휴식, 에릭센의 막판 경기 운영을 통한 안정적 승리를 동시에 노렸다.
경기 막판에 남은 교체카드 4장을 다 썼는데 그 중 3명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노르웨이 보되글림트 돌풍의 중심인 공격수 카스페르 회흐, 이탈리아 라치오에서 주전 경쟁을 벌이며 급성장하고 있는 센터백 올리버 프로브스고르,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오랫동안 후보 신세였다가 이번 시즌 급성장한 미드필더 나콜라스 나르티가 처음 덴마크 유니폼을 입었다.
이로써 이번 경기에서 데뷔한 선수가 4명으로 늘었다. 선발 골키퍼 마즈 헤르만센도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덴마크는 만 39세 베테랑 골키퍼 카스페르 슈마이켈이 12년째 활약 중이었지만, 최근 슈마이켈의 어깨 부상으로 새 월드컵 주전이 필요했다. 대체 1순위였던 첼시 유망주 골키퍼 필립 요르겐센까지 이탈한 상황이었다. 긴급상황이 되자 한때 대표팀에서 은퇴했던 우니온베를린 골키퍼 프레데리크 뢰노우까지 복귀했다. 그러나 브리안 리버 감독은 요즘 웨스트햄유나이티드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헤르만센을 벼랑 끝 경기에서 데뷔시키기로 했다.
덴마크는 이번 예선에 25명을 소집했다. 원래 중요한 선수들인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 야닉 베스테르고르, 파트리크 도르구, 유수프 포울센, 카스퍼 돌베리, 안드레아스 스코브 올센 등이 대거 빠졌기 때문에 신예를 여럿 소집할 수밖에 없었다.
리머 감독 입장에서는 이번 북마케도니아전에서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기면 신예 선수들을 투입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북중미 월드컵은 최근 어느 월드컵보다도 준비할 시간이 촉박하다. 월드컵을 앞두고 긴 캠프를 갖거나 직전 평가전을 여러 번 치를 수 있었던 대회들과 달리, 이번 월드컵을 앞둔 캠프도 비교적 짧고 평가전도 한 경기에 그치는 나라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3월 평가전을 통해 마지막 실험을 진행해야 한다. 평가전이 아닌 토너먼트형 예선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2연전에서 승리만 생각한다면 본선 진출 후 좋은 모습을 보이기 힘들다.
눈앞의 통과만 생각하면 월드컵 본선을 제대로 치를 수 없다. 멀리 보고 계획을 짜는 중이기 때문에, 만약 덴마크가 체코까지 잡고 올라온다면 홍명보 호에는 더 껄끄러운 상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예선에서 조 1위가 유력했으나 막판에 미끄러졌던 덴마크보다 오히려 본선 덴마크가 더 강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런 접근법은 한국과 대조적이다. 한국은 3월 A매치 2연전이 모두 친선경기라 큰 부담이 없는데, 새로운 자원의 발탁보다는 기존 선수들의 합을 맞추는 데 중점을 뒀다. A매치 경력이 없는 선수, A매치 경력이 있더라도 홍 감독의 지도를 받아보지 않은 선수는 단 한 명도 선발되지 않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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