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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다롄, 두 도시의 광둥 요리 장인이 '봄'이라는 하나의 언어로 만났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미쉐린 1스타 중식 레스토랑 유유안(Yu Yuan)의 토 콱 웨이(To Kwok Wai) 헤드 셰프와 포시즌스 호텔 다롄의 광둥 레스토랑 사이위힌(Saai Yue Heen)의 슈 펑 차오(Shu Feng Chao) 셰프가 손을 맞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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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서울 11층에 자리한 유유안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연속 미쉐린 1스타를 유지했고, 4년의 공백 끝에 2025년 별을 되찾아 2026년까지 2년 연속 1스타를 지키고 있는 국내 대표 미쉐린 중식당이다.
이번 협업은 포시즌스 호텔 그룹 내 셰프 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유유안이 매년 봄 포시즌스 계열의 다른 중식 레스토랑 셰프를 초청해 진행해 온 정기 행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봄 시즌에 맞춰 성사된 협업으로, 올해는 다롄의 사이위힌과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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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셰프의 접점은 뚜렷하다. 홍콩에서 나고 자라 15세부터 칼을 잡은 토 셰프는 싱가포르, 베이징, 광저우 등지에서 30년 경력을 쌓으며 광둥 요리의 정통 조리법을 체득했다. 2023년 유유안에 합류한 이후에는 장시간 우려낸 육수와 소스, 고품질 식재료 선별을 바탕으로 유유안의 미식 수준을 끌어올려 왔다.
슈 펑 차오 셰프 역시 30년 이상의 하이엔드 중식 경력을 지닌 장인으로, 불과 시간의 절제를 통해 재료 본연의 힘을 극대화하는 조리 철학으로 정평이 나 있다. 브레이징과 저온 조리 등 시간을 들이는 기법을 즐겨 쓰는 것도 두 셰프의 공통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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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셰프는 "서울과 다롄은 서로 다른 기후와 식재료 환경을 지닌 도시이지만, 계절을 존중하고 재료의 본질을 살린다는 점에서는 닮아 있다"며 "이번 포핸즈 디너를 통해 두 도시의 감각이 '봄'이라는 하나의 서사로 연결되는 경험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중국 북방의 항구 도시인 다롄은 풍부한 해산물과 제철 식재료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균형과 절제를 중시하는 미식 문화를 형성해왔다. 사계절이 뚜렷한 서울 역시 계절의 흐름을 요리에 담아내는 데 강점을 지닌 도시로, 같은 광둥 요리의 뿌리를 공유하면서도 각자의 환경이 빚어낸 미묘한 결의 차이가 이번 협업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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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셰프가 함께 구성한 7코스는 '봄을 맞이하다'에서 '봄이 완연해지다'로 이어지는 서사 구조를 띤다.
사이위힌이 맡은 특제 라오천추 소스 해파리 냉채는 흑초의 산미로 봄바다의 생동감을 표현한 전채이고, 진황 편육은 오랜 시간 브레이징해 완성한 족발 요리로 인내와 축적의 미학을 담아냈다. 건부레 송이버섯 약선탕은 국내 생산량이 희소한 국내산 송이버섯을 포함해 최고급 건부레와 말린 관자를 장시간 중탕해 맑고 깊은 풍미를 완성한 보양 수프다. 장향 유포 활 다금바리는 저온으로 부드럽게 쪄낸 생선에 정제된 간장 에센스를 더해 긴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한다는 의미를 접시에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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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안이 담당한 흑송로 랍스터 볶음은 토 셰프가 직접 추천한 요리다. 랍스터를 오래 쪄낸 뒤 구워 쫄깃한 식감을 살리고 계란 흰자 튀김 위에 은은한 트러플 향을 얹었다. 슈 셰프가 꼽은 주후장 진피 쇠고기는 광둥 전통 소스에 숙성 귤피를 더해 오랜 시간 졸여낸 요리로, 현대적 기법을 접목해 찐득하게 응축된 소스와 시트러스한 향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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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셰프가 공동으로 고안한 새우 전복 포는 직접 빚은 반죽에 해남 전복과 새우를 채워 넣고 흑식초와 고추기름으로 감칠맛을 더한 물만두 형태의 요리다. 포핸즈 디너는 3월 27일 저녁 단 하루, 1인 338,000원으로 운영된다.
두 셰프의 협업과 별개로, 유유안은 3월 15일부터 5월 15일까지 봄 시즌 단품 메뉴 '봄의 여정(Passages of Spring)' 4종도 운영한다. 배꽃이 가장 먼저 봄을 맞이한다는 뜻에서 이름을 딴 이화 죽순 궁채 냉채는 담양산 죽순의 아삭한 식감과 은은한 단맛에 중국 줄기상추 '준이'를 베이스로 더했다. 송이버섯 백연 제비집 탕은 백연 제비집과 건부레, 국내산 송이버섯을 함께 담은 고급 보양탕이고, 흑마늘 소스 다금바리 찜은 봄 제철 다금바리의 결을 살린 요리다. 차요테 한우 채끝 볶음에 쓰인 차요테는 열대·아열대 원산의 채소로 국내에서도 지속 가능한 농업 작물로 주목받고 있는 식재료다. 호박을 연상시키는 부드럽고 아삭한 식감이 한우 채끝과 잘 어울린다.
유유안 측은 기후 변화에 대응한 지속 가능한 식재료 선별을 4종 메뉴 구성의 기준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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