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유례없는 폭등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정부가 오늘(27일) 0시부터 '2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전격 시행했다. 지난 13일부터 2주간 운영된 1차 조치에 이은 연장선으로, 이번에는 국제 시세 상승분을 반영해 공급 상한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전 유종 210원 일괄 인상… 유류세 인하로 '방어판' 마련
산업통상자원부와 재경부 등 관계 부처에 따르면, 오늘부터 내달 9일까지 적용되는 2차 최고가격은 리터(L)당 보통휘발유 1,934원, 자동차용 경유 1,923원, 실내 등유 1,530원으로 각각 지정됐다. 1차 최고가 대비 모든 유종이 210원씩 올랐다. 특히 이번 2차 조치에는 고유가로 시름하는 어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선박용 경유(1,352원)'가 최고가격 대상에 새롭게 추가됐다.
정부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이 한 달 새 90~140% 가까이 치솟았음에도 실제 인상 폭을 10~14% 수준으로 억제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휘발유 유류세 인하율을 기존 7%에서 15%로, 경유는 10%에서 25%로 대폭 확대 적용했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휘발유는 200원, 경유와 등유는 500원가량 더 비쌌을 것"이라며 "민생 부담을 고려해 유종별로 정책적 판단을 가미했다"고 설명했다.
주유소 판매가 2,000원대 초반 전망… '재고 꼼수' 집중 점검
이번 최고가격은 정유사가 주유소에 넘기는 '공급가' 기준이다. 여기에 주유소의 운영비와 마진이 더해지면 소비자 체감 가격은 리터당 2,000원대 초반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다만, 현장 가격이 즉각 반영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주유소가 5일에서 최대 2주 분량의 '1차 가격 재고'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점을 이용한 시장 질서 교란 행위를 정조준하고 있다. 1차 시행 기간에 저렴하게 받아둔 재고가 있음에도 오늘부터 가격을 바로 올리는 행위를 '부당 인상'으로 간주하고, 전국 1만여 개 주유소를 대상으로 일일 단위 고강도 모니터링에 나선다. 가격 인상이 과도한 주유소는 리스트를 작성해 공표하는 등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공급 원가 투명성 강화 목소리… "3개월 이상 장기화 대비해야"
정치권과 민간에서는 가격 통제의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정은 정유사가 공급 원가를 산정하고 사후 정산하는 시스템의 재량권이 과도하다는 판단하에, 원가 투명성을 높이는 개선책 마련에 착수했다.
정부는 사후 정산을 통해 정유사의 원가 기반 손실을 보전해 줄 계획이지만,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요 감축 등 추가 대책도 고심 중이다.
[폴리뉴스 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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