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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오는 4월 10일 EU 입국·출국 시스템(EES) 전면 시행을 앞두고 주요 유럽 공항에서 최대 4시간의 대기 지연이 예고되면서 업계와 정부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EES는 EU 비회원국 국민이 솅겐 지역(국경 검문을 폐지한 통합 자유 이동 지대)에 입출국할 때 지문과 얼굴 이미지 등 생체정보를 디지털로 등록하는 시스템이다. 기존 여권 도장 방식을 대체하며, 오는 4월 10일부터 29개국 솅겐 회원국 전역에서 100% 등록 의무화가 시작된다. 비EU 국가 국민 전체가 대상이며, 12세 미만 아동은 지문 제공이 면제된다.
EES는 2025년 10월 단계적으로 도입됐다. 이후 방문자의 필수 생체 정보 등록의 문제로 리스본·제네바·파리 샤를드골·테네리페 등 주요 공항에서 최대 7시간에 달하는 대기가 발생했다. ACI 유럽(유럽공항협의회)에 따르면 EES 도입 이후 국경 심사 처리 시간이 최대 70% 늘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EES 도입으로 오는 부활절 연휴(4월 3~6일)와 여름 성수기에는 대기 시간이 4시간 이상으로 길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4월 10일 이후 유럽 입국 시 평소보다 시간을 넉넉히 잡아야 할 전망이다.
포르투갈 리스본 공항은 지난해 말 7시간 지연이라는 혼란 끝에 EES를 3개월간 중단했다. 포르투갈 내무부는 “일부 공항 운영 제약이 관찰됐으며, EES 단계적 시행과 함께 악화됐다”고 인정했다. 현재 리스본 공항은 단계적 재가동에 들어간 상태다.
EU 집행위는 4월 10일 전면 시행 이후 최대 90일(이후 재연장 시 60일 추가 가능) 동안 회원국이 EES를 부분 중단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러나 ‘상당한 지연’에 대한 기준이 통일돼 있지 않아 실질적 효과는 불투명하다. 따라서 4월 10일 이후에도 모든 공항·국경에서 EES가 즉각 100%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루크 페더브리지 영국 여행업협회 공공무역 이사는 “지연이 심각할 경우 일부 목적지는 시스템을 중단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며 “무엇이 ‘상당한 지연’인지에 대한 지침도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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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오를리·샤를드골 공항은 IT 문제로 EES 전면 시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스페인은 예정대로 시스템을 가동하면서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말라가 등 주요 공항에서 24시간 키오스크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했으나, 부활절 연휴 기간 12개 주요 공항 지상 직원 파업이 예고돼 있다. EU 집행위는 이달 초 3개 회원국이 EES 도입에 뒤처져 있다고 밝혔다.
EU는 이 같은 혼란을 완화하기 위해 비EU 여행자 전용 모바일 앱 ‘트래블 투 유럽(Travel to Europe)’을 출시했다. 이 앱을 통해 여행자는 국경 도착 최대 72시간 전에 여권 정보와 얼굴 이미지를 사전 등록할 수 있으며, 입국 조건 설문지도 미리 작성 가능하다. 포르투갈은 스웨덴에 이어 지난 3월에 이 앱을 도입한 두 번째 국가로, 우선 리스본 공항에서 운영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앱 사용은 선택 사항이며, 국경 심사 자체를 대체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앱 도입률 저조가 여전히 혼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EES 시행 초기 혼란을 피하기 위해 여행객들이 평소보다 4시간 이상의 여유를 두고 공항에 도착할 것을 권고한다. 특히 연결 항공편이 있는 여행객은 대기 지연으로 인한 항공편 누락 위험이 크고, 이 경우 추가 항공권 구매와 숙박 비용 등의 부담까지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여행 전문 홍보기업인 PC 에이전시의 폴 찰스 CEO는 “부활절 연휴 방문객 증가, 검증이 덜 된 기술, 휴가철 인력 부족이 맞물린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대형 공항에서 긴 대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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