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민 교수 "AI, 환자 악화 예측에 추가적인 눈…바이탈케어 택한 이유"[전문가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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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민 교수 "AI, 환자 악화 예측에 추가적인 눈…바이탈케어 택한 이유"[전문가 인사이트]

이데일리 2026-03-27 08:21: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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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병원 현장에서 환자의 상태 악화를 미리 예측하는 일은 의료진에게도 쉽지 않은 과제다. 겉으로 멀쩡해 보였던 환자도 갑작스럽게 심정지나 호흡부전 같은 위급 상황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경민 중앙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이러한 예기치 않은 악화를 조기에 감지하는 데 인공지능(AI)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경민 중앙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가 13일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새미 기자)






◇'의사의 감' 보완하는 AI…환자 악화 예측력 ↑

문 교수는 중앙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이자 중앙대의료원 디지털헬스케어처 부실장을 맡고 있다. 강릉아산병원 근무 시절 AI 기업들과 연구 협력을 진행하며 컴퓨터공학과에 편입해 학사를 취득하는 등 의료와 데이터 기술을 접목하는 경험을 쌓았다. 이러한 경험이 중앙대의료원에서 환자 상태 악화 예측 AI 솔루션인 에이아이트릭스의 ‘AITRICS-VC’(바이탈케어) 도입을 추진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문 교수는 “의료 인력 부족 문제는 국내외를 막론한 구조적인 문제”라며 “특히 호흡기·중환자 분야 전문의와 간호 인력 부족 문제는 항상 심각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정된 의료 자원으로 많은 환자를 순차적으로 보면 의료진도 사람이기 때문에 뒤로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상태가 안 좋은 환자의 우선순위를 높여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하는데 여기에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바이탈케어”라고 말했다.

바이탈케어는 패혈증 위험(SEPS), 예기치 않은 중증 악화 이벤트(MAES), 중환자실 사망 위험(MORS) 등을 예측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일반병동에서는 일정 시간 내 발생할 수 있는 급성 중증 이벤트(사망·중환자실 전실·심정지)와 패혈증 위험을 예측하고, 중환자실에서는 사망 위험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바이탈케어는 현재 총 174개 병원에 도입돼 5만2958병상에서 쓰이고 있다.

이전에는 상태가 나빠질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찾아내는 과정이 의사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제는 AI의 도움을 받아 보다 체계적으로 위험 신호를 감지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문 교수는 “오랜 경험을 가진 의사의 감도 중요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그렇게 대응할 수는 없다”며 “이럴 때 AI가 일종의 추가적인 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신경외과 병동 수간호사가 바이탈케어 수치 변화를 주의 깊게 살피다 이상을 감지하고 주치의에게 미리 연락한 사례가 있었다”며 “이후 환자가 실제로 상태가 악화돼 중환자실로 이송됐다”고 귀띔했다. 바이탈케어가 조기 대응에 실제 도움을 준 사례이다. 실제로 중앙대병원에서는 바이탈케어 도입 이후 심정지(Cardiac Arrest) 발생과 심폐소생술(CPR) 응급 코드 방송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탈케어 택한 이유는…높은 정확성·의료진 친화도

바이탈케어는 활력징후 5종과 혈액검사 11종 등 총 19개 변수를 분석해 심정지뿐 아니라 패혈증과 사망 위험까지 예측하는 AI 솔루션이다. 일각에서는 혈액검사 항목이 포함되는 만큼 반복적인 검사가 필요해 활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문 교수는 “내과 의사가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컴퓨터단층촬영(CT)을 찍지는 않는다”며 “엑스레이에서 큰 이상이 없다고 판단되면 CT를 찍지 않고 다른 검사를 진행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답했다. 바이탈케어에서도 혈액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사실 자체가 의료진의 판단을 반영하는 하나의 정보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혈액검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도 또 다른 정보가 될 수 있다”며 “대부분의 항목은 입원 환자에게 기본적으로 시행되는 검사들이기 때문에 미측정 값(Missing Value)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고 언급했다.

문 교수가 바이탈케어 작동 방식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김새미 기자)




최근 환자 모니터링 AI 시장에는 경쟁 제품도 빠르게 늘고 있다. 전자의무기록(EMR) 기반 예측 AI뿐 아니라 웨어러블 기반 생체신호 모니터링 기술도 등장하고 있다. 문 교수는 웨어러블 기반 환자 모니터링 기술의 장점을 인정하면서도 아날로그적 백업 절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어 테슬라가 사고가 나면 수동으로 문이 열리도록 해야 하지 않느냐”며 “아날로그는 일정 부분 필요하다”고 비유했다. 이어 “갑자기 와이파이 연결이 끊겨 중요한 바이탈 데이터가 전송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장애 상황에 대비한 아날로그적 백업 절차는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반면 바이탈케어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별도의 인프라 구축 없이 기존 EMR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문 교수는 “바이탈케어는 소프트웨어 기반이라 병원 시스템에 확장해 활용하기 쉽다”고 했다.

그는 의료 현장에서 잘 쓰이는 의료 AI의 조건으로 △정확성 △실제 임상 워크플로우(workflow) 적합성 △환자 안전 기여 등을 꼽았다. 특히 임상 프로세스를 고려하지 않고 개발된 제품은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나더라도 현장에서 활용되기 어렵다고 봤다.

문 교수는 “의료AI가 실제 임상 현장에 정착하려면 무엇보다 환자 상태를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그 다음으로 의료진이 실제 진료 과정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요소”라고 짚었다. 이어 “환자 입장에서도 안전성을 높여준다면 충분히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탈케어는 의사 출신인 김광준 대표가 개발한 제품이다. 문 교수는 “김 대표가 10년 이상 내과에서 환자를 진료하며 느낀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바탕으로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에 의사로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며 “임상 프로세스와 의료진의 실제 업무 흐름을 잘 이해하고 있고, 사용하면서 의견을 전달하면 유연하게 반영되는 점도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의료AI, 널리 확산되려면 제도 개선 필요"

문 교수는 의료 AI 도입이 시대적 흐름이라고 강조하며 의료진들에게 직접 사용해 볼 것을 권했다. 그는 “요즘 운전할 때 내비게이션을 쓰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내비게이션이 운전을 대신하지는 않는다”며 “AI가 방향을 제시하면 최종 판단은 의료진이 하는 구조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의료진이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백문이 불여일견인 만큼 데모라도 직접 사용해 보고 판단해보면 좋겠다”고 권했다.

다만 의료AI가 병원 현장에서 더 널리 확산되기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의료AI 활용 과정에서 요구되는 환자 동의 절차가 의료진의 추가 업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의료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문 교수는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진이 일일이 설명하고 AI 활용에 대한 동의를 받아야 하는 구조는 현실적으로 부담이 크다”며 “환자 안전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라면 현장에서 먼저 활용해 보고 효과가 입증된 제품이 자연스럽게 살아남도록 하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수가 체계 역시 보다 유연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 교수는 “환자 안전을 높이는 기술이라면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사용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봤다.

마지막으로 그는 환자들이 의료AI 도입을 보다 열린 시선으로 바라봐주기를 당부했다. 문 교수는 “병원이 의료AI를 활용하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환자 안전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의료진 역시 사람을 살리기 위해 의사가 된 만큼 AI 도입을 환자 안전을 위한 노력으로 봐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에이아이트릭스는 내년 2월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기술특례상장 절차에 나섰다. 연내 기술성평가 신청 후 내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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