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임나래 기자] 도심 재개발·재건축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개정안이 본회의 문턱에서 멈춰 섰다. 공급 확대를 위한 핵심 수단인 ‘용적률 상향’을 두고 공공과 민간 적용 범위를 둘러싼 여야 갈등이 격화되면서다. ‘공급 확대’ 기대와 ‘집값 자극’ 우려가 맞서는 가운데, 오는 31일 본회의 상정 여부가 정비사업 속도와 시장 흐름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본회의 문턱서 멈춘 ‘도시정비법’…용적률 갈등에 발목
재개발·재건축 등 도심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고 사업성을 개선하는 내용의 도시정비법 개정안은 지난 2월 11일 법제사법위원회까지 통과했지만, 25일 본회의에는 상정되지 못했다.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용적률 인센티브 적용 여부를 두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용적률은 건물의 규모와 공급량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다. 현재 일반주거지역 기준 법정 상한은 300%이며, 공공재개발은 이를 1.2배 적용해 최대 360%, 공공재건축은 1.0배인 300%까지 허용된다. 개정안은 이를 일괄 상향해 최대 390%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민간 정비사업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공공 정비사업이 도입된 2021년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약 6만2000가구 규모의 후보지가 발굴됐고, 이 가운데 약 2만4000가구는 시행자 지정까지 완료됐다. 민간 정비사업까지 용적률이 상향되면 공급 규모는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어 정책 논쟁으로 확산됐다.
◇‘공급 확대 vs 집값 자극’…여야 충돌
여야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야당은 “사실상 민간을 규제하는 결과”라며 “민간 정비사업에도 동일한 수준의 용적률 상향 특례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정부·여당은 “공공 사업에 한정할 필요가 있으며, 민간까지 확대하면 시장을 자극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이 상향되면 가장 큰 기대 효과는 ‘공급 확대’다. 동일한 부지에서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어 도심 내 신규 물량을 늘릴 수 있고, 수익성 개선으로 사업 추진 속도도 빨라진다. 그동안 사업성이 낮아 지연되던 재건축·재개발이 활성화되면 공공 중심으로는 한계가 있던 공급 부족을 보완할 수 있다.
다만, 수요가 이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면 미분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3943호를 포함해 총 1만7881호에 달했다. 특히 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로 수요가 위축되면, 공급 확대가 곧바로 분양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여기에 입지 경쟁력이 낮은 외곽 지역은 수요가 낮아 미분양이 증가할 수 있다.
◇31일 본회의 ‘분수령’…건설업계 ‘속도전’ 촉각
정비사업 속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는 결국 ‘입법 시점’이다. 여당이 오는 31일 본회의 개회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번 회기 내 상정 여부가 공급 확대의 속도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절차 단축과 사업성 개선이 동시에 이뤄져야 실제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개정안 처리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용적률 상향은 사업성을 개선하는 직접적인 수단”이라며 “최근 공사비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사업성이 확보돼야 민간도 정비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는 만큼 일정 부분 공공기여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업계 다른 관계자는 “용적률 상향은 공급 확대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입지와 시장 상황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일괄적인 완화보다는 지역별 여건을 고려한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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