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시간 멈추지 않는 극장, 누워도 되고 떠들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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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시간 멈추지 않는 극장, 누워도 되고 떠들어도 됩니다

이데일리 2026-03-27 06:00: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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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72시간 멈추지 않는 극장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까. 23년차 정상의 작곡가이자 음악감독, 사운드디자이너인 카입(Kayip·이우준)이 실험적인 시도를 무대 위에 펼친다.

작곡가 카입이 2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더줌아트센터에서 열린 국립극단 창작트랙 180˚ '파빌리온 72' 공동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립극단은 2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용산구 더줌아트센터에서 ‘창작트랙 180˚(도)’ 참여 예술가 카입의 ‘파빌리온 72’를 선보인다.

‘창작트랙 180도’는 국립극단이 2024년부터 진행해온 공연예술 연구 개발 사업이다. 기존 연극의 창작 형식과 내용에서 벗어나 연극, 극장, 예술가, 관객 등 공연을 이루는 기틀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신선한 시도로 공연예술계에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한 사업이다.

카입은 지난해 10월부터 창작트랙 180도 참여 예술가로 함께해왔으며 26~29일 더줌아트센터에서 ‘파빌리온 72’ 최종 발표회를 진행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연극에서 소리가 정말로 필요한가’라는 의문에서 출발했다. 26일 더줌아트센터에서 만난 카입은 “어느 날 공연 리허설을 하는데 소리 없이 진행하는 데도 연극이 이어지는 걸 보고 ‘소리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풍성하게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가지게 됐다”며 “영화라는 매체에선 소리가 영화적 문법으로 녹아 있는데, 공연 예술에선 아직 공유된 문법이 부재한다는 의문이 있어 ‘극장에서 소리는 다른 감각과 어떤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존재할 것인지’ 질문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파빌리온 72’는 3일간(72시간) 멈추지 않는 극장이다. 72시간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선 “재난 현장에서 인간의 신체가 버틸 수 있는 생존의 임계점”이라며 “긴 러닝타임은 높은 확률로 관객의 통상적 인지패턴을 무너뜨릴 텐데, 즉 극장의 통제가 실패하면서 오늘의 극장이 가진 틀을 깨고 기존 극장의 질서를 낯설게 재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곡가 카입이 2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더줌아트센터에서 열린 국립극단 창작트랙 180˚ '파빌리온 72' 공동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2시간 동안 멈추지 않는 극장은 ‘소리’에 집중한다. 극장 안에선 다층적으로 쌓이는 소리와 지나가는 몇백여 개의 단위 소리들이 청각과 촉각, 진동으로 관객을 향한다.

공연장에선 예술가들이 단편적인 몸짓과 안무, 극적인 서사 연기를 펼치기도 한다. 카입은 “굉장히 많은 소리가 중첩되고 사라지고, 각자 레이어가 있으면서도 각자 주기대로 무심하게 움직인다”며 “현실 세계에서도 전쟁이 일어나는 한편 다른 쪽에선 삶이 무심하게 흘러가는데 그런 의미일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번 공연은 관객에게 ‘자유’를 불어넣는다는 점이 특별하다. 자유로운 입퇴장이 가능하고, 소리를 내거나 대화를 나눠도 된다. 돌아다니고 눕거나, 책을 읽거나 다른 작업을 해도 제지하지 않는다. 공연장 특성상 식음료만 제한한다. 카입은 “‘관객’이라기보다 근간에서 체류하는 이로 정의했다”며 “관객들이 만드는 변수는 걱정하지 않는다. 어떤 오류가 있어도 실험으로, 경험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카입은 이번 최종발표회가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이번 발표는 프로젝트의 완결된 결과가 아니라 진행 중인 과정”이라며 “동료 예술가들과 72시간 발견될 신체적 감각과 생각의 파편을 정리해 온톨로지(사람들이 세상에 대해 합의한 개념과 그 관계를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도록 정형화해 표현한 모델) 체계의 지식으로 온라인에 공유하는 것이 목적이다”고 밝혔다.

카입은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에 대해서도 “비전이나 미래를 모색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72시간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할 수도 없지 않나. 미래는 확정되지 않고 불안정한 상태로 놓여야 하는 것”이라며 “미래 우리들에게 보내는 편지로 생각하고 작업했고, 현실을 거울로서 비추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작업하는 과정 내내 흥미로웠다”며 “우리의 고민이 극장의 다음을 질문하는 더 많은 분의 사유와 만나 또 다른 사유의 결로 확장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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