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십시일반…지역의료 살리고 문화유산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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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 십시일반…지역의료 살리고 문화유산 지킨다

이데일리 2026-03-27 05:30: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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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재훈·황영민 기자] 2023년 1월 시작한 ‘고향사랑기부제’가 올해로 4년째를 맞았다. 고향과 지방에 대한 자발적 개인 기부를 통해 지방재정을 확충하고 특산품으로 구성된 답례품의 소비로 이어져 지역경제를 활성화 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시작한 고향사랑기부제. 이데일리는 고향사랑기부제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한 세제 혜택과 이 제도가 지금까지 일궈낸 성과를 소개한다. <편집자>

시행 4년째에 접어든 고향사랑기부제가 올해부터 선보이는 가장 큰 변화는 세제 혜택의 확대다. 세액공제 비율과 공제 구간을 확대해 좀 더 수월하게 기부 참여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포석이다.

행정안전부는 올해부터 10만원 초과 20만원 이하 기부금에 대해서도 44%의 세액공제를 적용토록 제도를 개선했다. 기존에는 10만원 이하 기부 시에는 전액 세액공제를, 1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은 16.5%만 세액공제가 가능했던 만큼 올해 기부자들은 전보다 더 많은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뿐만 아니라 기부자에게 제공하는 답례품의 완성도 향상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고향사랑기부제의 기틀을 다진다는 계획도 내놨다. ‘답례품 품질관리 가이드’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해 답례품의 수급 관리부터 모니터링까지, 전 과정에 걸친 철저한 품질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부 및 지자체의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비단 올해만의 일이 아니다. 행안부는 전년대비 고향사랑 기부금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2025년부터 다양한 기부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민간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서 기부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기 시작했고 산불과 집중호우 피해 지역에 대한 구호 성금 역시 고향사랑 기부제로 유입시킬 수 있는 방안을 내놨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고향사랑 기부제 시행 첫해인 2023년 650억 6000만원 수준이던 연간 모금액이 이듬해 879억 2000만원으로 증가한데 이어 2025년에는 1515억 3000만원으로 급격하게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눈여겨 볼 만한 내용은 지난해 전체 기부금의 92%에 해당하는 1397억원이 비수도권을 향했다는 점이다. 고향사랑기부제가 국토균형발전에도 일정 부분 역할을 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고향사랑 기부제의 성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제도개선과 기부금 수혜처인 지자체의 유치 의지가 맞물린 결과이기도 하다. 기부자에게 주어지는 세제 혜택과 함께 지자체가 제공하는 답례품의 내실화 역시 고향사랑 기부제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

실제 전남도 곡성군은 ‘곡성에 소아과를 선물하세요’라는 고향사랑기부제 지정기부 사업을 통해 인구소멸에 따른 의료서비스 저하 문제를 전국에 알리는 계기를 만들었다.

곡성군은 시의적절한 치료가 이뤄졌다면 막을 수 있었던 조기 사망 비율인 ‘치료가능 사망률’이 10만명 당 44.06명으로 높은 수치를 보이는 지역이다. 전문가들은 지역 내 민간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부재가 이같은 현상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뿐만아니라 2018년 인구 3만명 선이 무너진 이후 인구감소세가 지속되는 곳이기도 하다.

곡성군은 이런 현상을 극복하기 정책의 일환으로 고향사랑기부제를 활용한 ‘곡성에 소아과를 선물하세요’를 도입했다. 2024년 첫번째 지정기부 사업인 ‘곡성에 소아과를 선물하세요 시즌1-전국 최초 소아과 출장진료’를 성공시킨 곡성군은 2025년 ‘시즌2-소아과 상주의사 상시진료’도 목표액을 초과 달성하면서 지정기부사업 시즌제의 안착을 견인했다.

곡성군이 도입한 소아과 출장진료는 규제혁신의 대표적 사례로 인구소멸지역의 부족한 의료인프라를 대체할 현실적 방안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2026년 고향사랑기부제 주요 답례품. (그래픽= 김일환 기자)


전라북도 고창군에서는 사라질 위기에 처한 고등학교 야구부가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2주만에 기사회생한 기적이 일어나기도 했다. 고창군이 지정기부 사업으로 추진한 ‘고창의 별 육성사업 시즌1-영선고 야구부 지원’이 2024년 12월 17일 2000만원을 목표로 모금을 시작한 이후 2주만에 목표 금액의 111.98%인 2239만 7000원을 달성했다.

영선고 야구부는 2015년부터 창단 작업을 진행했으나 승인을 받지 못해 클럽식으로 운영되다가 2019년 해체된 야구팀이다. 이후 2023년 10월 재창단했지만 재정 여건 등 여러 상황으로 존폐 기로에 섰었다. 고창군은 20초 분량의 짧은 애니메이션 영상을 제작해 야구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었다. 또 연말정산을 앞두고 세액공제 혜택을 얻기 위해 기부가 집중되는 12월에 지정기부를 추진하면서 2주만에 지정기부 목표 달성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사라질 뻔한 근현대 문화유산을 지킨 사례도 있다. 광주광역시 동구가 고향사랑기부제를 바탕으로 추진한 ‘대한민국 마지막 단관극장 부활’ 프로젝트가 그렇다. 광주시 동구 충장로에 위치한 ‘광주극장’은 1935년 10월 10일 개관한 국내 유일의 단관극장이다. 지역 근현대사와 시민들의 문화기억이 응축된 상징적 문화유산이지만 장기간에 걸친 관람객 감소로 경영난이 이어졌다. 여기에 더해 재정난으로 인한 좌변기 없는 화장실과 고장난 객석 등 노후 시설을 보수하지 못하고 방치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폐관 위기에 몰린 광주극장을 살리기 위해 광주시 동구는 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보존하자는 차원에서 고향사랑기금을 투입키로 했다. 영상기를 2K에서 4K로 교체하고 낡은 스크린도 바꾸는 등 노후 시설을 하나씩 뜯어고치기 시작했다. 또 대한민국 마지막 단관극장이라는 상징성을 바탕으로 역사문화 콘텐츠화를 진행한 결과 광주극장의 유료 관람객은 2023년 1만 4624명에서 2024년 1만 8688명으로 4064명 증가했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고향사랑기부제 성과에 대해 “지방정부는 고향사랑기부를 통해 모금된 소중한 재원을 바탕으로 주민 복리 증진을 위한 의미 있는 사업들을 발굴하고 기부자를 위해서는 지역 특산품, 관광체험 상품 등을 답례품으로 제공해 지역경제 활성화로도 이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많은 국민이 고향사랑기부 각 지역 답례품을 통해 봄의 정취를 느껴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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