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수 아트페어인 화랑미술제가 4월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서울 코엑스 C&D홀에서 열립니다. 역대 최대 규모로, 169개의 유수 갤러리와 함께 엄선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인데요. 그중 신진 작가 특별전 <ZOOM IN Edition 7>에 참여한 이수지 작가와 함께한 인터뷰를 공개합니다.
134.4×101.6CM, 2025
134.4×101.6CM, 2025
당신의 작업을 관통하는 주제는 무엇인가?
현실 속 익숙한 지각 구조를 다시 배열할 때 생기는 작은 환상. 그로부터 파생되는 위화감과 공존할 수 있는 방식을 제안하고, 이를 통해 우리가 학습해온 인식 체계를 다시 질문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교과서에 수록된 사진과 설명을 별다른 의문 없이 받아들이듯, 우리는 수많은 지식을 자연스럽게 사실로 내면화하곤 한다. 사진을 통해 이러한 태도를 질문하며 의심 없이 축적된 지식의 구조를 실험해나가고 있다.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각각 61×91.4CM, 2025
당신이 프레임에 담는 소재들은 어떤 특성을 공유하나?
특정한 시공간이 지리적∙문화적 차이에 관계없이 익명성을 띨 때 흥미를 느낀다. “모두의 친구는 결국 어느 누구의 친구도 아니다(A friend to all is a friend to none)”라는 표현처럼,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대상은 오히려 익명의 존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나는 이 지점에 관심을 두고, 일상에서 흔히 마주하지만 특별히 주목받지 않는 사물과 상황에 시선을 두며 프레임을 구성한다.
인간의 인식과 자연 사이의 간극을 주제로 작업하고 있다. 자연에 주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우리가 ‘자연스럽다’고 느끼는 감각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했다. 내가 정의하는 자연관은 도심 생활에 의거해 만들어진 것이고, 내게 가장 익숙한 자연인 공원 역시 구획된 공간에 인공적으로 조성된 결과물이다. 인간의 편의에 따라 구축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떠올리고, 시각적으로 범위를 설정한 공간 안에 특정한 상황을 조성하는 일에 흥미를 느끼며 작업해나가고 있다.
자연을 관찰하며 작업의 단서를 발견하기 위해 일상에서 유지하는 습관이 있나?
산책과 긴 지하철 여정을 즐긴다. 현재 뉴욕에 거주 중인데, 거리를 걷다 보면 길가에 떨어진 사물을 유심히 바라보게 된다. 쓰레기와 자연적 물질이 뒤섞인 장면을 종종 마주하고, 그 순간 사소한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가령 ‘나무가 되는 법’ 역시 길에 떨어진 잔가지를 보며 쓰임을 다한 잔재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를 상상하다 만든 작품이다.
“AI 시대에 진실한 사진이 차지하는 영역을 확장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AI 생성 이미지가 만연한 지금, 사진이라는 매체가 지니는 고유한 의미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AI 생성 이미지와 사진의 결과물은 형태적으로 점차 비슷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사진은 실제로 존재한 순간이 기록된 물리적 흔적이라는 점에서 둘은 본질적으로 차별성을 갖는다. 사진가가 직접 눈으로 보고 개입한 장면이라는 감각, 즉 현실을 다루고 변형하는 태도 자체가 인간만의 유희이자 사진이라는 매체가 여전히 지닌 고유한 진실성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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