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삼성과 ‘기술 동맹’ 강화…미래차 주도권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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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삼성과 ‘기술 동맹’ 강화…미래차 주도권 잡는다

투데이신문 2026-03-26 19:18: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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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만났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만났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삼성과 기술 동맹을 강화하며 미래모빌리티 주도권 강화에 나섰다. 양사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현대차 정의선 회장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견고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각자의 분야에서 확보한 최정상급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모빌리티 생태계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 호세 무뇨스 사장은 26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에서 열린 제58기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엔비디아와의 협력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정의선 회장과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함께한 이른바 ‘깐부 회동’은 세계가 현대차를 바라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한 식당에서 글로벌 대표들의 만남은 상징을 넘어 실질적 협력으로 이어졌고, 현대차가 글로벌 AI 혁신의 중심에 서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더했다.

삼성과 현대차의 협력은 차량용 반도체부터 배터리·스마트팩토리·소프트웨어 플랫폼까지 아우른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3일 삼성전자와 협업으로 ‘카투홈’ 서비스를 본격 개시했다. 차량에 탑재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집 안의 생활가전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다. 

새롭게 선보인 이 서비스는 현대차의 커넥티드 카 기술과 삼성전자의 스마트 홈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결합한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차량이 집으로 접근하면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등을 작동시키고, 외출 시에는 자동으로 불필요한 가전기기 전원을 끄거나 로봇청소기를 작동시키는 식이다. 반대로 집에서 차량 상태를 확인하거나 공조·시동·문잠금 등 기능을 제어하는 양방향 제어도 가능하다. 단순한 기능을 넘어 양사의 기술이 연동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카투홈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카투홈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삼성과 현대차의 협력은 국내 재계의 이목을 끌었다. 그룹 역사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기 때문이다. 고 이병철 회장과 고 정주영 회장이 그룹을 이끌던 시기 삼성과 현대는 재계 서열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이로 인해 2세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도 특별한 교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변화는 오너 3세대인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경영을 맡게 되면서 일어났다. 2020년 정 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하고, 이후 이 회장이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답방했다. 두 번의 만남을 계기로 삼성과 현대차의 협력이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두 회장은 사업과 별개로 오랜 기간 두터운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평소 업무용 차량으로 제네시스 G90을 이용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기도 했다. 

양사 협력의 중심은 미래차다. 현대차는 ‘달리는 스마트폰’으로 불리는 SDV 전환을 가속하고, 삼성은 전장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차량용 반도체를 차세대 먹거리로 삼았고, 자회사 하만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차량용 오디오·카메라·인포테인먼트·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사업 분야를 보유했다. 삼성전자는 2023년 현대차에 차량용 반도체 ‘엑시노스 오토’ 공급을 공식화하며 협력의 물꼬를 텄다. 

재계에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 수준이 더욱 높아지면서 삼성과 현대차의 협업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과거 수직계열화 중심의 비즈니스를 넘어 협력을 통해 영향력을 높이고 미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은 공급자이면서 고객이기도 한 복잡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깐부회동으로 두 회장이 좋은 사이를 보여주기도 했고, 자동차 외에도 다양한 협력 관계가 있는 만큼 앞으로도 서로의 강점을 살려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사의 협력은 배터리 등 소재 분야로도 확대되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부터 2032년까지 현대차가 유럽 시장에 출시하는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하는 배터리를 공급한다. 공급 제품은 6세대 각형 제품인 ‘P6’다. 양극재의 니켈 비중을 높여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했다. 양사는 지난해 차세대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피지컬 AI 시대에도 선제 대응에 나섰다. 

스마트팩토리 분야의 협업도 주목할 만하다. 현대차는 지난해 1월 삼성전자와 협력해 ‘5G 특화망 레드캡(RedCap)’ 기술 실증을 추진했다. 레드캡은 특정 구역 내에 별도의 기지국을 설치해 초고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송·수신하는 기술이다. 제조 혁신에 필수적인 다량의 산업용 로봇이나 무선장비를 중앙집중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기반 기술로 꼽힌다. 

양사의 동맹이 공고해지면서 현대차의 첨단 모빌리티 기업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테슬라와 중국 기업의 전기차 공세, 글로벌 빅테크의 시장 잠식에 맞서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현대차는 강자의 강점을 기반으로 협업하고 있다”며 “현대차는 ‘플레오스’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구축하고, 세부적인 소프트웨어는 삼성과 협력하며 SDV 시대의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래차 기술이 고도화되는 만큼 양사의 협력으로 사업이 확장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전된 서비스와 제품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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