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금강일보DB. 주유소
정부가 중동 전쟁 여파로 들썩이는 유가를 잡기 위해 27일 석유 최고가격제 2차 고시에 나선다. 충청권 정유업계에선 가격 선반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중동 전쟁이 발발하자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2주 간격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29년 만의 시행이다. 지난 13일 0시를 기점으로 부활한 1차 최고가격은 정유사 공급가 기준 보통휘발유 리터당 1724원, 경유 1713원, 실내등유 1320원이다. 이로써 이달 10일 리터당 1907원으로 정점을 찍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26일 기준 1819원까지 4.6%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전은 1926원에서 1800원(-6.5%), 세종은 1906원에서 1808원(-5.1%), 충남은 1927원에서 1831원(-4.9%), 충북은 1914원에서 1829원(-4.4%)으로 각각 낮아졌다.
2차 최고가격제는 27일 0시를 기점으로 고시·시행된다. 문제는 유가 공급 시차에 따라 전쟁 여파가 처음 반영된다는 점이다. 정부는 공급·가격 안정을 위해 비축 물량을 확대하고 UAE산 원유 총 2400만 배럴을 확보했으나 추가 물량은 이달 말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라서 상한선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 도입부터 정제, 유통까지 통상 2~3주의 시차가 있어 그동안은 기존 물량으로 버텨왔지만 이제는 고가 원유가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최고가격제가 단기적인 급등 억제에는 효과가 있지만 국제유가 상승 흐름 자체를 바꾸는 정책은 아니다. 전쟁 장기화 시에는 정유사뿐 아니라 주유소, 소비자 모두 부담이 누적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유업계는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26일 기준 주유소 휘발유 최고가는 대전 2199원, 충남 2078원, 충북 1999원, 세종 1895원까지 오른 상태다. 전국 최고가도 휘발유 2498원, 경유 2240원, LPG 1305원에 달한다. 대전 유성구의 한 주유소 대표는 “유가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2차 최고가격이 상승 폭을 더 억제할 가능성이 있어 주유소들이 눈치싸움식으로 가격을 선제 반영하고 있다”며 “유가 상승으로 수요까지 줄어들 경우 손실을 그대로 떠안을 수 있어서다”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두바이유는 전쟁 직전인 지난달 배럴당 71.81달러에서 이달 26일 130.93달러까지 무려 82.3% 급등했다. 정부가 비축 물량으로 가격을 눌러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인식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충남·충북 등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주유 가격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전의 한 경영학 교수는 “경쟁이 치열한 도심보다 주유소 밀집도가 낮은 외곽 지역에서 가격 전가가 더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 수요 위축에 따른 손실이 더 크기 때문”이라며 “지역 간 유가 격차가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한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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