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속 소형 지방은행 자금조달 숨통 틔우기 시도 평가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중국 금융당국이 경기 둔화와 부동산 침체 여파로 자본 확충 필요성이 커진 상업은행을 지원하기 위해 대주주 지분 보유 제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6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은 올해 초 일부 은행 관계자들과 만나 주요 주주의 은행 지분 보유 규제 완화 방안을 논의했다.
중국은 2018년 도입한 규정에 따라 단일 투자자가 5% 이상 지분을 가진 '주요 주주'가 될 수 있는 상업은행 수를 2곳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은행은 1곳만 허용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당국이 현재 일부 주주에 한해 추가로 1∼2개 은행에서 주요 투자자가 되는 방안을 비공개로 논의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주주는 지분 확대를 위해 당국 승인을 받고, 당국은 투자자 자격과 해당 은행의 자본 수요 긴급성 등을 사안별로 심사하는 방식을 논의 중이라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이번 검토는 경기 둔화와 부동산 위기로 중국 은행권의 재무건전성과 자산 건전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자본 조달 통로를 넓히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전통적인 재정 지원만으로는 은행권 자본 확충 수요를 계속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자금력이 있는 투자자들의 참여를 확대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금융기관에 대한 지배주주의 영향력을 억제하려 했던 기존 기조를 일부 되돌리는 조치이기도 하다.
중국은 대주주의 무리한 확장과 자금 유용이 위기를 초래한 2018년 안방보험, 2019년 바오상은행 사태 등을 계기로 대주주의 과도한 영향력 행사를 막는 방향으로 규제를 강화해왔다.
안방보험은 고수익 상품으로 자금을 대거 모집해 공격적으로 해외 자산에 투자했다가 유동성 위기를 맞았고, 바오상은행은 대주주인 투머로우홀딩스가 은행 자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하면서 신용위기를 초래한 바 있다. 결국 두 회사 모두 당국의 관리를 받게 됐다.
현재 중국의 대형 은행들은 국부펀드와 지방정부계 투자기관을 핵심 주주로 두고 있으며, 보험사·자산운용사·국유 대기업 등도 주요 주주로 참여 중이다. 특히 강화된 지분 규제와 민간 자본 유입 제한으로 소형 지방은행들은 최근 수년간 사실상 국가 자본 확충에 크게 의존해 왔다.
중국 정부는 이달 초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한국의 국회 격)에서 시스템 리스크 방지를 위해 올해 국유은행에 3천억위안(약 65조3천76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국은 이와 함께 대형 국유 보험사의 은행 투자에 대한 지분 제한 완화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보험 자금을 소형 상업은행으로 유도하려는 취지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중국 주요 국유은행들의 자본 비율이 당장 규제 기준은 충족하고 있지만, 경기 부양과 전략 산업 지원을 위한 대출 확대가 이어질 경우 위험가중자산이 늘어 추가 자본 확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이 인공지능(AI) 등 기술 중심 산업 육성을 강화하면서 은행권이 관련 기업에 대한 대출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초기 단계 기업이 많고 담보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아 자산 건전성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hjkim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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