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먹는 고혈압약 13% 싸진다…정부, 약가제도 전면 손질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내가 먹는 고혈압약 13% 싸진다…정부, 약가제도 전면 손질

이데일리 2026-03-26 18:17:19 신고

3줄요약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고혈압으로 매일 노바스크정을 복용하는 A씨. 지금은 연간 고혈압 약값으로 4만 187원을 부담했지만 이르면 하반기부터는 13.4% 줄어든 3만 4821원만 부담하면 된다.

정부가 약가 인하를 단행했다. 복제약 약가를 낮춰 약품비용 부담을 낮출 뿐만 아니라 시장 구조를 합리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로 제약업계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알코올 중독 치료를 필수의료 분야 지원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26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과 ‘필수특화 기능 강화 지원사업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복제약 약값 내린다”…약가제도 개선방안

(자료=보건복지부)


이번 개편의 핵심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지적돼 온 제네릭 의약품 가격을 낮추고 약가를 정기적으로 평가·조정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있다.

우선 제네릭 약가 산정 구조가 크게 바뀐다. 정부는 제네릭 및 특허만료 의약품의 약가 산정률을 현행 53.55%에서 기본 산정률을 45%로 조정했다. 기존 약값 대비 약 13%가량 낮아진다. 기업별로 특례를 둬 혁신형 제약기업은 49%, 혁신형 제약기업에 준하는 기업은 47%까지 최대 4년 유지된다.

약가 인하로 만성질환자 등 환자 약값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노바스크정(고혈압약)을 처방 받는 고혈압환자의 한 해 본인부담 약값이 4만 187원인데, 약가 인하가 적용되면 연간 본인부담 약값이 3만 4821원으로 5366원 줄어든다.

정부는 기존 의약품을 등재 시점에 따라 그룹화해 약가를 단계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다만 산업계 충격을 고려해 약 10년에 걸쳐 연차적으로 인하를 적용하는 ‘완충 장치’를 마련했다. 급격한 가격 하락으로 인한 공급 차질을 방지하면서 점진적 구조 개편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제네릭 시장의 과열 경쟁을 억제하기 위한 장치도 강화된다. 동일 성분 의약품이 일정 개수를 초과하면 약가를 낮추는 ‘계단식 약가 인하’ 기준이 기존 20번째 제품에서 13번째 제품으로 앞당겨진다.

여기에 동일 성분 제제가 13개를 넘도록 신규 진입을 유발한 제네릭에도 동일한 인하 규칙을 적용하는 ‘다품목 관리 제도’가 새롭게 도입된다. 이는 제네릭 난립 구조를 개선하고 품질 중심 경쟁으로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약가 인하를 일회성이 아닌 상시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도 구축된다. 정부는 성분별 품목 수, 시장 구조, 해외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주기적으로 약가를 평가하고 조정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그동안 국내 제네릭 가격은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으로 평가돼 왔다. 실제로 국제 비교에서 한국 제네릭 가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2배 이상 수준으로 나타나 가격 거품 논란이 지속돼 왔다. 정부는 이러한 구조를 개선해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줄이고 가격 경쟁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자료=보건복지부)


정부는 이번 약가 관리 강화와 함께 혁신 신약에 대한 보상체계는 별도로 확대해 ‘투트랙 전략’을 추진한다. 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한 약가 가산을 최대 4년간 보장하고, 희귀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등재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등 연구개발 유인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제네릭 중심의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약가를 주요국 수준으로 합리화할 것”이라며 “국민의 약제비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제약산업의 혁신을 촉진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약가제도 개편안을 받아든 제약업계는 중동 사태 등 복합 위기 속에서 약가인하마저 강행되면 산업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원료의약품의 해외 의존도가 극히 높은 국내 상황을 감안하면 산업계의 부담은 한층 가중될 것이고 결국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알코올 중독 치료, 필수특화 지원 대상 포함

복지부는 이와 함께 ‘필수특화 기능 강화 지원사업 확대 방안’을 보고하고, 기존 5개 분야 중심의 지원체계를 알코올 치료 분야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원 대상은 기존 화상, 수지접합, 분만, 소아, 뇌혈관에서 알코올 분야가 추가된 6개 분야로 늘어난다.

필수특화 기능 강화 지원사업은 특정 의료 분야에서 24시간 진료체계를 유지하고 야간·휴일 의료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을 지원하는 제도다. 응급성과 전문성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운영했지만 최근에는 정신건강 영역의 대응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특히 알코올 사용장애는 유병 규모에 비해 치료 접근성이 매우 낮은 대표적인 분야다. 2021년 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알코올 사용장애 1년 유병률은 2.6%로, 환자 수는 약 134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실제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치료 인프라도 크게 부족하다는 점이다. 급성 알코올 중독은 자해나 타해 위험이 있어 24시간 대응이 필요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전국 알코올 전문병원은 7개소, 병상 수는 1592개에 그친다. 이로 인해 응급 상황 대응은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한 지속 치료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알코올 분야를 필수특화 지원 대상에 포함하고, 전문 치료 역량을 갖춘 의료기관을 선정해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응급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지역 단위 치료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알코올 중독 치료와 같은 정신건강 영역까지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응급상황 대응과 치료 연속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아 등 기존 분야에서도 지역 의료 충족률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