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충격, 나라별 '다른 사재기'…연료·인덕션·화장지까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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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發 충격, 나라별 '다른 사재기'…연료·인덕션·화장지까지 번졌다

르데스크 2026-03-26 17:38: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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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여파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의 소비 반응 역시 서로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어떤 국가는 연료 사재기로, 또 다른 국가는 전기기기 소비 급증으로 심지어 전혀 다른 품목의 품귀 현상으로 이어지는 등 국가별로 전혀 다른 소비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가디언지, 블룸버그,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도 각국의 사재기 움직임을 잇따라 보도하고 있다. 특히 지난 13일 로이터통신은 호주 정부가 비축유를 방출하며 공급망 대응에 나섰고 동시에 사재기와 공급 차질이 맞물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후 지난 24일 ABC News는 "일부 지역에서 연료 수요가 최대 300~400% 급증했다"며 "100개 이상의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디젤이 동시 품절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기름통(제리캔)을 함께 구매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단순 소비를 넘어 '비축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에 호주 정부는 "불필요한 사재기를 자제해달라"고 공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호주에서는 휘발유와 디젤이 동시에 품절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사진은 호주의 주유소 모습. [사진=ABC뉴스]

 

연료 부족에 대한 소문과 관련 이미지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소비자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지금이라도 기름을 채워야 한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와 전문가들은 "공급망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과도한 소비를 경계하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9일 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정부는 연료 사재기를 막기 위해 구매 제한 조치를 도입했다. 국영 방글라데시석유공사(BPC)는 전날부터 대부분의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대상으로 연료 구매 상한제를 시행해 오토바이 운전자는 한 번에 최대 2리터까지만 연료를 구매할 수 있게 만들었다.


지난 12일 로이터 통신·NDTV에 따르면 인도에서 가스(LPG) 공급 불안 우려가 발생하자 사람들이 전기 조리기구인 인덕션을 찾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해당 매체는 "인덕션 판매량이 30배 이상 증가했으며 일부 제품의 경우 온라인·오프라인에서 재고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고 덧붙였다.


첸나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레딧 이용객 ImAjayS15는 "10일 오전에 2100W 필립스 인덕션 스토브가 2800루피(약 4만5000원)였는데 같은 날 저녁에는 3300루피(약 5만3000원)로 가격이 올랐고 오전에 판매 중이었던 프레스티지 인덕션 스토브는 저녁에 아마존에서 품절됐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다 낫다"고 말하기도 했다.


▲ 인도에서는 LPG 가스 공급 우려가 발생하자 전기 인덕션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모습이다. 사진은 인덕션을 찾고 있는 인도 누리꾼의 모습. [사진=레딧 갈무리]

 

한편 일본에서는 다소 다른 형태의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화장지 품귀 현상이 일부 지역에서 발생했는데 국제 유가 불안이 배경으로 지목되지만 화장지는 에너지 공급망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품목이다. 그럼에도 매대가 비어 있는 모습이 SNS를 통해 확산되며 소비자 불안이 증폭됐고 일본 정부 역시 "과도한 사재기를 자제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이와 함께 감자칩 등 일부 가공식품까지 사재기 대상에 포함되는 모습이다.


지난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제과업체 야마요시제과는 대표 제품인 '와사비프'를 포함한 6종의 생산을 무기한 중단했다. 회사 측은 "국제 정세 영향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지면서 제조 공정에 필요한 중유 조달이 어려워졌다"며 지난 12일부터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야마요시제과는 감자칩을 튀기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보일러 연료로 중유를 사용하는데 주당 약 3만 리터가 필요하다. 그러나 연료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지난 16일에는 공식 온라인 쇼핑몰과 직판장을 폐쇄하고 신규 주문 접수도 전면 중단했다. 현재까지 생산 재개 시점은 불투명한 상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SNS에서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몰리며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용자들은 "와사비프는 지금 어디서 살 수 있나", "마트와 편의점 어디를 가도 품절 상태" 등의 반응을 보이며 일부에서는 사재기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 사례가 국내에서도 일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지만 대규모 사재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한다. 국내 유통망이 대형마트와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구축돼 있으며 쿠팡 등 이커머스 기업을 통한 공급망 대응 속도 역시 빠르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도 수급 불안 조짐이 나타날 경우 즉각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어 과거와 같은 장기 품귀 현상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김대종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는 "동일한 국제 사건이라 하더라도 각국의 에너지 의존도, 유통 구조, 소비 심리에 따라 시장 반응은 크게 달라진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의 10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중 약 70%가 중동에 집중되어 있는 만큼 해외 사례로 인해 국내에 공포 심리가 과도하게 확산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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