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도 참기 힘든 학대로 다발성 골절·출혈…"유례없이 심각한 상태"
검찰 "모든 아동, 학대·폭력·방임으로부터 보호돼야"
(순천=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생후 4개월된 아들을 잔혹하게 학대해 숨지게 한 친모에 대해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26일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 1부(김용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 학대 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A씨의 남편 B씨에 대해서도 징역 1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부부에 대해 부수 처분으로 아동학대 방지 프로그램 이수와 취업제한 처분 명령 10년도 요구했다.
생후 4개월 영아가 무차별 학대로 생을 마감해 되돌릴 수 없는 피해와 고통을 겪은 사안의 중대성, 익수 사고사로 위장하는 등 범행 후 정황, 홈캠 영상 등 객관적 증거가 명백한데도 반성하지 않는 태도, 다수 국민과 국회가 엄벌을 탄원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사는 "어린 피해자가 친모로부터 가혹한 학대를 당해 머리, 복부, 팔, 다리 등 골절과 장기 출혈로 숨졌다. 부검 당시 의료진은 피해자의 상태가 유례없을 정도로 손상이 심했다고 했다"며 "성인도 참기 힘든 학대와 일방적 구타에 대한 죄책감이나 미안함을 찾아볼 수 없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검사는 또 "모든 아동은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 발달을 위해 행복하게 자라야 할 권리 주체로 학대, 폭력, 방임으로부터 보호돼야 한다"며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이유를 불문하고 용인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방청객들은 검사의 최종 의견 진술에 흐느끼다가도 중형 구형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지난해 10월 22일 오전 11시 43분께 전남 여수시 자택에서 생후 4개월 아들을 무차별로 때리고 물을 틀어놓은 아기 욕조에 방치해 다발성 골절과 출혈 등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같은 해 8월 24일부터 19차례에 걸쳐 학대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학대를 방치하고, 사건 참고인을 고소하겠다고 협박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 등)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주거지·병원 등 압수수색, '홈캠' 영상 약 4천800개 분석, 피해 아동의 의무기록 확인 등 보완 수사를 통해 A씨가 아들을 무차별 폭행한 사실을 밝혀내고 아동학대 치사가 아닌 아동학대 살해 혐의를 적용했다.
이 사건은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학대 장면 등이 담긴 홈캠 영상이 일부 공개되면서 일명 '해든이 사건'이라 불리며 국민적 공분을 샀다.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이 5천500건 이상 접수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 등 국회의원 36명도 최고형 선고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날 법원 앞 도로 주변에는 '해든아 미안해' 등 문구가 적힌 근조 화한 170여개가 설치됐으며 전국 각지에서 모인 '엄마, 아빠'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엄벌을 촉구하고 방청을 함께했다.
부부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달 23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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